힙합가수 김효은 씨의 신곡 ‘머니로드(money road)’가 여성혐오와 범죄의 표현을 담아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해당 곡에 “부처님과 갱뱅(gangbang)”이라는 ‘불교 폄훼’ 내용까지 담겨 불교계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김효은 씨의 신곡 ‘머니로드’는 다른 래퍼 브래디스트릿(brady street)과 함께 작업한 곡으로 3월 30일 음원사이트에 공개됐다. 이 곡에는 “메갈년들 다 강간, 난 부처님과 갱뱅, 난 절대 안가 깜빵, 니 가족들 다 칼빵”이라는 자극적인 표현들이 담겼다. 음원 공개 이후 온라인커뮤니티 메갈리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용어와 ‘칼빵’과 같은 범죄 행위 가사로 인해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누리꾼들이 이 곡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가수와 소속사 등에 문제를 제기하자, 김효은 씨와 브래디스트릿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어휘 선택이 지나치게 과격했던 점을 반성한다. 하루빨리 가사를 수정해서 업데이트 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음원 공개 전, 상식을 갖춘 성인이라면 해당 가사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점에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로 인해 이번 음원 공개를 ‘노이즈 마케팅’으로 평가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비판도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불교를 폄훼하는 가사인 ‘부처님과 갱뱅’은 뒤늦게 불교계에 알려지며 불자들의 공분을 샀다. 갱뱅(gangbang)은 영어로 ‘윤간’ ‘난교’를 뜻한다. 힙합계서는 갱스터들이 하는 행동을 ‘갱뱅’으로 표현하며 많은 곡에 가사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갱스터 자체가 폭력배를 의미해 이를 불교의 교조인 ‘부처님’과 연관지은 점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 불자들은 이 같은 가사가 지난해 남성혐오 온라인커뮤니티 워마드의 천주교 성체 모독 논란을 상기시킨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평소 힙합음악을 즐겨듣는다는 한 대학생 불자는 “평소 김효은과 그의 소속사 앰비션뮤직 음악을 자주 들었는데 이번 사건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앰비션뮤직은 불자래퍼로 잘 알려진 도끼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일리네어 레코즈 하위 레이블이다.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 김효은 씨와 그의 소속사인 앰비션 뮤직에 항의공문을 발송했다. 종평위는 공문을 통해 “직접적으로 부처님을 언급하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하고 추악한 범죄행위를 표현한 것에 묵과할 수 없다”며 “당사자와 소속사의 무책임한 행위에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종평위는 이와 함께 △머니로드 가사와 관련한 종교 폄훼에 대한 진상규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포함한 모든 음원 배포 중지 △재발방지와 참회 △진상규명 및 조치 등에 대한 회신을 김효은 씨와 소속사에 촉구했다.

앰비션뮤직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소속사에서 검수해야 했지만 곡이 급박하게 나오며 놓친 부분이 있었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모두 잘못을 인정해 음원사이트에서 곡을 내리기로 했다”며 “가사는 개별 활동하는 브래디스트릿이 썼기 때문에 가사에 대한 설명은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