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4월 1일 지정예고
위덕왕, 왕자 명복 발원하며
577년 조성… “最古 사리기”
공예적으로 높은 완성도 보여
직지사·대둔사 불화 보물예고

국보로 승격 예고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한국의 현존 사리기 중 가장 오래된 사리기이다.

현재 현존하는 사리기 중 가장 오래된 사리기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가 국보로 승격된다. 또한 직지사와 대둔사 소장 조선시대 불화들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 공예품인 보물 제1767호 부여 왕흥사지 사리기 일괄을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로 명칭을 변경해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 또한 김천 직지사 괘불도등 조선 시대 불화와 서책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41일 밝혔다.

국보로 승격 예고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지난 200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 왕실 사찰인 왕흥사터의 목탑지에서 발굴한 유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사리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출토 당시 금당(金堂, 대웅전) 앞 목탑지의 사리공(舍利孔, 사리기를 넣은 네모난 구멍)에서 진흙 속에 잠긴 채 발견됐다. 이후 보존처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이 확인됐다.

사리기는 겉에서부터 순서대로 청동제사리합-은제사리호-금제사리병 순의 3가지 용기로 구성됐으며, 청동제사리합 겉면에 새겨진 명문(銘文)을 통해 577(위덕왕 24)에 만들어진 사실과 백제 위덕왕(威德王)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위해 조성됐음이 확인됐다. 이는 현존 사리기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연대를 보인 것이다.

공예적인 측면에서도 안정되고 세련된 형태, 세부 구조물을 주조하고 접합한 기법, 표면을 깎고 다듬는 기법 등에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단순하고 단아한 모습과 보주형 꼭지, 주위를 장식한 연꽃문양 등은 공주 무령왕릉 출토 은제탁잔(525년 조성)’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보물 제1991, 639년 조성)’을 조형적으로 연결한 도상으로 의의가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6세기 전반 사리공예품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백제 왕실 공예품이라는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절대 연대를 가진 작품성으로 우리나라 공예와 조형 예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다고 국보 승격의 사유를 밝혔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사진 왼쪽)와 김천 직지사 괘불도(사진 오른쪽)의 모습. 이는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와 ‘대형불화(괘불) 정밀조사’ 사업을 통해 가치가 새롭게 발굴된 작품들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1740(영조 16)에 영산회상도, 제석도, 현왕도, 아미타불도와 함께 조성되어 대둔사에 봉안됐던 작품으로, 이 중 삼장보살도만 유일하게 전해오고 있다.

가로 279cm, 세로 238cm의 대규모 화면에 천장보살과 지지보살, 지장보살 등 세 보살을 묘사한 불화로, 월륜·치흠·우평 스님 등 18세기 경상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畵僧)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함께 지정예고된 김천 직지사 괘불도1803(순조 3)에 제작된 괘불로, 현재까지 알려진 19세기 괘불 중 시기가 가장 이르고 규모도 가장 크다. 머리에 보관을 쓴 보살형 본존이 양손으로 연꽃을 받쳐 들고 정면을 향해 당당하게 서 있는 독존 형식의 괘불도다. 괘불 하단에 쓰인 화기(畵記)를 통해 직지사를 중심으로 경북 권역에서 활동한 제한을 비롯 위전·탄잠·부첨·신화 등 총 13명의 화승이 제작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와 김천 직지사 괘불도는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의 현황파악과 정밀기록화를 위해 진행 중인 불교문화재 일제조사대형불화(괘불) 정밀조사사업을 통해 가치가 새롭게 발굴된 작품들이어서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승격 예고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와 보물로 지정 예고한 김천 직지사 괘불도’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등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국보와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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