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되고 있는 초·중·고교 도덕·윤리 교과서의 불교 서술이 단편적이고 모호한 표현으로 학생들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와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공동으로 3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초·중·고 고등학교 도덕·윤리 교과서 불교관련 서술내용 점검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초·중·고교의 도덕과 윤리교과서를 연구·분석한 발표들이 이어졌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의 불교 서술 내용을 살핀 김완수 전북 이리 부송초 교사는 “영역명의 변화와 함께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불교의 내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됐다”면서 “간혹 명상의 과정이 언급되고 법정·틱낫환 등 유명 스님들이 해당 주제에 맞게 소개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도덕 교과서 속 불교관련 내용’을 분석한 김은미 전주교대 강사는 “삶의 소중함, 마음의 평화 등 자연과 초월의 관계의 영역에서는 현행 9종 교과서가 모두 불교 윤리학적 논의를 다루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교과서에서 종교들 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 설명할 때 불교는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 과정을 반복하고, 윤회를 벗어나기 위해선 해탈해야 한다’는 단선적 논지로 설명한다. 충분한 설명이 없어 학생들이 자칫 불교를 허무주의·비관주의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분석한 신희정 창원 중앙고등학교 교사 역시 불교 핵심 용어이 단순 나열, 압축 요약 등의 방식으로 설명돼 학생들이 올바른 불교 이해를 저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는 박영주 울산 무거초교 교사, 허남결 동국대 교수, 김호귀 동국대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