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춘분(春分)
냉이타락죽·돼지감자원추리초회·취나물굴림만두

일기(日氣) 속에 식()이 있고 춘하추동의 법식이 있는데 춘분, 봄이로구나. 봄을 기다리는 많은 동식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정녕 네가 봄이로구나. 창을 두드리던 매화도 지고 보리에서 순싹이 나오는 봄이로구나.

창고에서 대소쿠리를 꺼내 먼지를 털고 작은 호미 하나 챙겨서 산밭으로 내려가니 노지에 할미꽃이 반긴다. 원추리, 부지깽이, 방아, 곰취까지 땅에서 올라오는 나물은 모두 기운을 모아 함께한다. 이제 나물밥상이 시작된다,

피우는 꽃조차 시샘하여 찬바람을 몰아오는 꽃샘추위도 이때쯤이다. 산골의 절에도 채전 일구는 손길이 시작되는 절기이다. 하필 축대 작업을 하는 바람에 포크레인의 바퀴에 밭이 사라지고 온통 돌멩이와 거친 흙뿐이다. 날씨가 풀리기만 기다렸으니 부지런히 움직이면 말끔하게 밭이 만들어지리라.

하루는 돌멩이 주워내고 하루는 거름 붓고 사나흘 지나서 경운기 힘을 빌려 로터리 치고 나서야 밭 모양 만들어 파종을 하게 된다. 족히 열흘은 걸린다. 연꽃웅덩이도 내동댕이 쳐져있으니 제자리 잡아 앉혀야 올해도 연꽃 만나러 먼 길 떠나지 않고 도량에서 볼 수 있으리라.

세월의 옷을 입으니 점점 원행을 삼가고 도량 밖을 나서기 마뜩지 않은 날이 늘어난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불교 아닌 것이 없는 세상을 체득하며 자연스럽게 사는 삶이 귀한 것을 알게 되어 너무도 감사한 삶이다.

오랜만에 인연 있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많이 모여도 걱정이고 적게 모여도 소모공덕 될까 걱정이었건만 30여 명이 왔다. 도량이 들썩하다. 저마다 나물을 노리고(?) 말 끝나기 무섭게 온 산으로 흩어질 기세다. 채집해온 나물을 같이 공부하고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고 오체투지도 하고, 일행삼매를 꿈꾸며 참선도 하는 모임이다. 어쨌건 참선은 하고 볼일이다. 앉을수록 고요를 만나고 그 고요 속에서 자신의 지혜를 건져 올리는 일이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자연식과 사찰음식으로 불교의 좋은 가치관을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젊은 처자들이 채식한다기에 기특해서 질문하나 던져보니 불교의 우주관은 함께 사는 삶인데 동물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답한다. 가장 힘든 게 튀김 닭이라고 한다.

모든 음식은 튀기면 풍미가 나게 되어 있다. 기름이라고 하는 것이 냄새를 풍기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봄나물도 데쳐서 무쳐먹다가 지루하면 전을 굽고 그것도 식상하면 모든 재료 모아서 풀국을 더하여 튀겨서 먹는다. 채소튀김은 고구마든 감자든 기틀을 잡아주는 뿌리채가 있으면 만들기가 쉽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트랜스지방이다. 동물성기름은 광합성 작용을 한 채소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사포닌 덕분에 기름기가 씻겨나가지만 트랜스지방 없애는 방법은 세상천지에 없기에 조심해서 먹을 따름이다.

<증일아함경>에서는 과식하면 몸이 괴롭고 소식하면 기력이 약해진다고 했다.

요즘의 식사법은 밥상머리교육이 사라지고 식생활이 점점 요리하지 않는 간편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 스스로 좋은 식사법을 걷어치우고 마음껏 먹다가 대사질환이나 무서운 당뇨병과 합병증으로 신음하게 된다.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다고 했듯이 단맛을 경계하고 봄기운 가득한 나물을 가까이 할 일이다.

냉이타락죽

냉이타락죽

재료: 냉이 100g, 불린쌀 1, 우유 500ml, 소금약간

1. 쌀은 2시간 전에 씻어서 불려놓은 후 물을 2컵 넣고 믹서에 갈아준다.

2. 냉이는 손질하여 잘게 썬다.

3. 냄비에 갈은 쌀과 1컵의 물을 넣고 저어가며 끓이면서 우유를 붓는다.

4. 한소끔 끓어오르면 불을 낮추고 뜸을 들이면서 죽을 젓는다. 다진 냉이를 넣어 저어가면서 냉이가 익으면 불을 끈다.

5.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한다.

돼지감자원추리초회

돼지감자원추리초회

재료: 돼지감자 200g, 원추리 150g, 소금약간, 참기름약간, 양념장(고추장2T·고춧가루1T·집간장1T·매실청2T·2배식초 2T·통깨½T)

1. 고추장, 고춧가루, 집간장, 조청 ,1T을 넣고 끓인 다음 식힌 뒤 식초, 통깨를 넣는다.

2. 돼지감자는 손질해서 편썰기 후 소금 넣은 끊는 물에 데쳐낸다.

3. 원추리는 손질하여 데쳐서 물기를 짠다.

4. 준비한 재료를 미리 만들어 놓은 초장으로 버무린 다음 참기름½T을 넣고 접시에 담는다.

취나물굴림만두

취나물굴림만두

재료: 건표고 2, 취나물 150g, 당근 10g, 두부 1, 소금 2큰술, 참기름 2큰술, 전분가루 ½, 간장소스(청고추 1, 홍고추 ½, 식초, 배즙 2큰술, 집간장)

1. 건표고는 채수에서 건진 후 다져서 물기를 빼고 밑간하여 마른 팬에 덖는다.

2. 취나물은 씻고 끓는 물에 데쳐 물기를 짜고 다진다.

3. 당근도 다진다.

4. 두부는 물기를 짜내고 밑간하여 마른 팬에 덖는다.

5. 모든 재료를 섞으면서 치댄다.

6. 둥글게 경단을 만들어 전분가루에 굴린다.

7. 찜기에 물이 끓으면 넣고 쪄낸다.

8. 고추초간장을 곁들인다. (청홍고추 다져 물기를 짜내고 집간장과 송표간장, 식초, 배물을 넣고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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