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가져간 신흥사 경판, 65년 만에 ‘환지본처’
미군 가져간 신흥사 경판, 65년 만에 ‘환지본처’
  • 신성민 기자
  • 승인 2019.03.2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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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美시애틀서 반환받아
1954년 락웰 씨 신흥사서 반출
현재까지 가져오다 반환 결심해

천도의식·의례 기록한 ‘제반문’
17세기 인쇄기술 확인 중요자료
6.25전쟁 직후 미군으로 인해 국외로 반출된 신흥사 경판의 모습. 반출 당사자인 미군 락웰 씨가 65년만에 자진반환했다.
6.25전쟁 직후 미군으로 인해 국외로 반출된 신흥사 경판의 모습. 반출 당사자인 미군 락웰 씨가 65년만에 자진반환했다.

6.25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국외로 반출됐던 조선시대 경판이 65년만에 환지본처됐다.

조계종 제3교구 신흥사(주지 우송)지난 318일 미국 시애틀에서 반출됐던 신흥사 소장 경판 제반문(諸般文)’ 87~881점을 반출 당사자인 리차드 B. 락웰(Richard B. Rockwell, 92) 씨로부터 직접 돌려받았다326일 밝혔다.

신흥사 소장 제반문 경판은 1954년 당시 미 해병대 중위였던 락웰 씨가 수색정찰 중 신흥사에서 반출한 것으로, 그는 경판을 그해 11월 미국으로 가지고 돌아갔다.

이후 자택에서 경판을 보관하던 중 반환을 결심했으나 구체적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지난 20181월에 이르러 락웰 씨는 해병대 재직 당시 속초를 촬영했던 사진 279점의 기증 의사와 경판 소장 사실을 속초시립박물관에 알렸다.

이에 속초시립박물관은 지난 20183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이하 국외재단)에 경판 사실관계 확인 및 환수를 요청했다. 이에 국외재단은 조사를 통해 신흥사 반출 경판임을 최종 확인했다. 확인 직후 국외재단은 신흥사에 경판 반출 경위와 지잔 반환 의사를 전했고, 신흥사는 지난 318일 미국 시애틀 현재에 조계종 총무국장 지상 스님(인천 능인사 주지)를 파견해 환수 절차를 진행했다. 또한 신흥사는 현재 미국 내 신흥사 불화 환수활동도 적극 나서고 있는 안민석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안 의원도 동행했다.

지상 스님과 안 의원은 락웰 씨의 자택에서 신흥사 경판을 실견하고 경판의 보관 상태가 매우 양호함을 확인했으며, 자진 반환 결심을 한 락웰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6.25전쟁 참전 미군 락웰씨 자택에서 경판을 돌려받은 후 기념촬영 모습.(사진 왼쪽부터 조계종 총무국장 지상 스님, 락웰 씨, 안민석 국회의원)
6.25전쟁 참전 미군 락웰씨 자택에서 경판을 돌려받은 후 기념촬영 모습.(사진 왼쪽부터 조계종 총무국장 지상 스님, 락웰 씨, 안민석 국회의원)

이번에 돌아온 신흥사 소장 경판 1점은 사찰에서 이뤄진 천도의식과 상용의례를 기록한 제반문경판이다. 신흥사에 전해오던 제반문경판은 전체 88장으로 구성된 총 수량 44점 내외로 추정되나, 6.25전쟁을 전후로 대다수가 사라져 현재 신흥사에는 14점만 전하고 있다.

이번에 반환된 경판은 제반문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88장이 87장과 함께 목판의 양면에 새겨진 형태다.

제반문경판은 17세기 조선시대 인쇄술을 보여주는 자료이자, 당대 사찰의 경전 간행 사실과 당시 승려들의 생활상, 불교의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특히 87장과 88장에 각각 시주자의 이름이 연옥(連玉)’, ‘김우상양주(金祐尙兩主)’로 확인되어 목판 조성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도 추가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신흥사 측은 이번에 돌아온 경판은 비록 1점에 불과하나, 전쟁과 같은 국가적 혼란기에 문화재의 우선적 보호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박한지 새삼 일깨워 줬다면서 멸실된 줄 알았던 신흥사 경판을 뒤늦게라도 조건 없는 자진 반환방식으로 돌려준 락웰 씨의 양심적 행동은 전쟁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의 원상회복이라는 난제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돌아온 경판은 326일부터 설악산 국립공원 소공원 내에 위치한 신흥사 유물전시관 1층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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