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가교육 개혁불사 10년 성과와 과제 (하)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의 지난 10년 간의 승가교육 개혁불사는 기본교육부터 재교육, 전문교육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한계를 내비친 부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출가 부분이다. 조계종 한 해 출가자 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조계종 교육원의 통계에 따르면 1999년 532명이었던 출가자 수는 20년이 지난 2018년 122명으로 줄었다. 문제는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157명이 출가하며 한 해 출가자 200명 선이 무너졌고, 2년 만에 150명 선도 붕괴됐기 때문이다.
출가자 120명 선으로 급감
교육원 다양한 사업 추진
성과 無… 정책 전환 필요
기본교육기관 조정도 난항
출가절벽 도래, 이후 대책을
‘일당백’ 출가자 양성 절실
종단 차원 TF 구성 등 고민
연속성 있는 정책도 요구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조계종 교육원도 ‘출가 진흥 원년의 해(2016)’를 선포하며 각종 제도 정비·장려·홍보사업들을 펼쳐왔다. 실제 청년출가학교, 산사청춘캠프들은 상당한 호응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종책들은 가시적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조계종 교육원은 “출가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 출가상담을 하고 있으며, 출가상담전화 개설·출가지도법사 제도 운영 등 출가 인식을 확장해 출가문화를 보편적 인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원은 교구 출가지도법사 지원과 출가상담실 운영 등 교구본사 및 말사 주지 스님들의 출가 진흥 독려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출가자 감소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교육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종책을 고민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그간 전문가들이 종단 차원의 T/F 구성들을 요구해왔고, 앞선 총무원장 스님들 역시 주요사업계획으로 ‘출가 T/F’ 구성을 내놨지만 정작 임기 내 관련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
교육부장 진광 스님은 “출가는 교육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계종단의 향후 존립에 대한 사안이지만 이를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종단적 T/F정도는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대에 맞는 유연한 출가제도도 필요하다”며 “동남아시아 불교의 경우처럼 단기출가를 통해 수행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가자 감소로 인한‘ 출가 절벽 시대’의 도래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면 이에 대한 대책들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조계종 교육원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은 ‘기본교육기관 조정’이다. 이는 교육원장 현응 스님도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문제이며 이와 관련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조계종 교육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본교육기관 14개 사찰승가대학 중 종법이 제시하고 있는 학년별 정원 10인을 충족하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총 학인 정원 40인을 채운 교육기관은 4곳이었다. 중앙승가대의 경우 학년별 입학정원인 120명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각급 교육기관과 이를 운영 하는 교구본사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 관계자는 “학인 수 감소에 따른 적정 규모의 교육기관 조정은 대체로 모두 인정하지만 각 교육기관의 성격과 여건에 따라 의견이 상이하다”며 “의견을 좁혀갈 수 있는 논의를 하려 한다. 이를 통해 로드맵 작성까지는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들 필요성은 알지만 당장은 부담되는 측면이 많다”면서 “그래도 이제는 정말 대승적 토론 등을 통해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육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속성 있는 승가교육불사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오는 4월 10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2층 공연장에서 봉행되는 ‘교육불사 후원법회’도 이 같은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진광 스님은“ 이제 승가교육의 큰 줄기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면서 “승가교육은 연속성을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계승할 부분은 계승하고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