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결과… “일관성 없이 축석” 지적
문화재청 “역사적 가치 보존·안정성 확보 조치”

20년에 걸치 해체 보수를 완료하고 일반에 공개하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모습. 공개 선언 하루 만에 부실 복원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323일부터 공개되는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부실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원은 321일 공개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감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미륵사지 석탑이 보수정비를 진행하면서 일관성 없이 축석을 했으며 이에 따라 석탑 상·하부 내부 형태가 원형과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면서 해체 당시 확인된 축석 방식의 기술적 재현 가능성 등 원형 복원을 위한 구체적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기존 적심석 부재는 부정형이고 품질이 저하됐다는 사유로 원형과 달리 적심석 대부분(97.6%)을 장방형으로 가공한 신재로 교체하여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지난 2016년 축석 방식을 변경과 기존 부재 재사용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3층 이상 적심부터 적용돼 기존 부재를 재사용하고 석재 사이 공극을 충전재로 채우는 방식으로 변경·축석됐다.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방식으로 복원됐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문화재청이 축석 방식을 변경함에도 구조적 안정성을 검토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지적했다. 적심부 축석 방식 등을 변경하면 구조물의 안정성을 다시 계산해 설계도서를 마련하고 이에 따라 시공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 없이 보수했다는 것이다.

또 적심부 충전재를 기존에 계획했던 실리카퓸을 배합한 무기바인더에서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로 변경하며 그 사유와 타당성에 대해 자문이나 연구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이에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 구조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으며, “향후 일관성 있게 수리하며 실측 설계도서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에 문화재청은 미륵사지 석탑 내부 적심 구성이 달라졌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역사적 가치 보존과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발표한 설명문에서 “12층은 당초 설계와 같이 대부분 새로운 석재로 채워 견고히 했으나, 3층 이상은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쳐 구 석재를 재활용해 보수했다고 설명했다.

적심부 충전재를 변경한 것에 대해서는 성능이 우수한 실리카퓸 배합 충전재를 초기에는 사용했으나 시멘트와 유사하다는 우려가 제기돼 사용범위를 축소했다황토 배합 충전재는 실리카퓸 보다는 성능이 낮은 편이지만 흙, 석회 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며 성분, 색상 등이 기존의 흙과 유사하여 문화재에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설계변경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설계 변경도서를 기다리면서 발생하는 소모성 예산 낭비, 공사 중지 우려되는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라면서도 설계 변경 시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설계변경도서에 준하는 도면을 작성하여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구조 안정성에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 감사원에서 제기한 구조적 안전점검 등을 실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1998년 해체 보수가 결정돼 20년에 걸친 작업 기간과 사업비 230억 원이 투입돼 최근 마무리됐다. 오는 4월 30일 준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