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가교육 개혁불사 10년 성과와 과제 (상)

조계종 교육원 연수교육 모습들. 조계종 교육원이 추진한 승가교육개혁불사로 인해 승가평생교육시대가 열렸다. 단순한 강좌가 아닌 실천행을 유도하는 것도 특징이다.

 

“불법의 흥망성쇠는 도제불사의 공력에 좌우됩니다. 교육은 불교의 미래를 담보하는 대작불사임을 사부대중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10년 1월 7일 발표된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의 신년교시 중 일부다. 종정 스님의 신년교시와 함께 본격화 된 조계종 승가교육 개혁불사가 10년을 맞았다. 이는 ‘지혜를 이루고 자비를 실천하는 승가교육’과 ‘전법교화 능력을 향상시키는 승가교육’이라는 조계종 교육원의 교육 기조로 반영됐으며, 제6·7대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추진한 10년 교육불사의 바탕이었다.

2010년 종정 신년 교시로 본격화
기본·전문·재교육 체재 완전 개편
단순 교육서 한글화·토론 중심으로
교육원 ‘트레이드 마크’된 학인대회
연수, 법계직무·전문역량 증대 ‘성과’
승가결사체 등 전법교화 강화 기조

전통 교육을 현대의 옷으로
10년 간 승가교육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본교육의 혁신이다. 가장 많은 변화는 교육 방식과 내용이다. 이전 교육이 한문불전 중심으로 이뤄진 훈고학적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우리말 중심의 토론식 수업으로 변화했다.

교육의 커리큘럼도 △초기 △대승 △선 △한문 △계율 △불교사 △포교와 실천 등 7개 분야 34개 필수과목을 통해 부처님의 교법을 이해하고 전법교화 활동 전망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편성됐다. 또한 포교·상담·종무행정·자원봉사까지 현대적 승가상을 구현하기 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사찰승가대학을 기존 19곳에서 14곳으로 재편하는 대신 율학·선학·초기불교·한문불전 등 승가대학원 체계를 만들어 기본교육 후 전문적인 교육을 원하는 학인들이 진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승가교육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학인대회다. 염불·외국어·토론·설법 등의 분야에서 진행된 대회에서 학인 스님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재능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가 공고해진 것도 큰 의미다. 대표적인 것이 장학승 제도의 활성화다. 2011년 시작된 ‘국내외 장학승’ 공모 제도는 현재까지 128명의 학인 스님들에게 15억 원이 지원됐다.

해외전법인력 양성을 위해 2011년 개원한 용인 화운사 비구니 국제불교학교를 2015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국제불교영어학과(석사과정)으로 확대·전환시켰다. 지난 2014년 동국대 서울캠퍼스에 개설된 석·박사 통합의 한국불교융합학과는 역경 전문가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계종 교육부장 진광 스님은 “처음 교육개혁불사를 진행하며 거의 1년간의 관련 법령 제·개정과 공청회 등을 통해 사부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노력했고, 이제는 안정화 단계”라면서 “당송 이후 조선 중기에 확립된 도제교육제도를 현대적 교육체계로 확립한 점이 그간 불사의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승가 평생교육 시대를 열다
교육불사 이후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연수의 활성화다. 그간 구족계 수지 이후 재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10년간의 불사는 ‘승가 평생교육 시대’를 열게 했다.

지난 2011년 3개 분야 24개 강좌로 시작한 연수 교육은 현재 강좌·순례형 등 103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연평균 5000여 명의 스님들이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신청해 받고 있다.

또한 연수인증교육 실시로 교육원이 전부 교육할 수 없는 분야를 인증교육으로 대체했으며,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불교자원봉사 연수까지 확대·실시했다.

특히 2012년 경주남산 불적답사를 시작으로 한 국내순례와 2013년부터 시작된 해외순례는 순례를 연수교육으로 정착시켜 새로운 순례문화를 이끌어 냈다. 또한 구족계 수지 후 종사 법계 품수에 이르기까지 법계별 법계직무교육을 실시해 스님들이 현대 사회에 필요한 교양과 소양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대에 맞는 승가상 구현 노력
승가교육 개혁불사는 10년 동안 기조가 한 번 바뀐다. 처음 기조가 ‘자리이타’였다면 현재는 ‘전법교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승가결사체 전법교화활동 연수인증 및 지원사업’이다. 4명 이상의 스님들이 모여서 전법·호스피스·해외포교 등을 추진하는 임의단체인 승가결사체를 구성하고 이를 교육원에 인증받으면 연수 인정과 함께 활동비를 지원받는 것이었다. 교육원은 지난해 18개 단체에 1억 4000만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24개 단체에 2억 4000여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장 진광 스님은 “스님은 모든 이의 사표로서 시대의 등불이자 목탁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원이 추진하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은 지혜와 자비를 동시에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전법교화에 나서는 전인적 승가상을 구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간의 불사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후에도 이 같은 승가교육 불사는 쉼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