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위, 3월 17일 서울 조계사서 고인 극락왕생 발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3월 17일 서울 조계사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 故김복동 씨 49재를 봉행했다. 스님들이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염불기도를 봉독하는 모습.

당신은 일본군 성노예제라는 역사의 고통을 떨치고 전쟁으로 인한 비극이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한 진정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큰 보살이었습니다. 부디 아픔과 슬픔, 분노는 놓고 극락세계에서 왕생하길 바랍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이하 사노위)는 정의기억연대(대표 윤미향)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님 49317일 서울 조계사 극락전서 봉행했다. 이날 사노위 소속 스님 11명은 이 같이 밝히며 정의기억연대 관계자, 시민 등 120여 명과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생전 독실한 불자로 알려졌다. 사노위는 수년간 정기 수요시위에 참여하며 할머니와 인연이 이어졌다. 1월 말 사노위 스님들 집전 하에 고인의 입관식을 치른 것을 계기로 이날 49재 역시 사노위가 하게 됐다.

49재는 고인 약력 소개 추모사 구호 제창 염불기도 등 순으로 진행됐다. 사노위 스님들이 봉독하는 염불소리와 함께 시민들은 영전 앞에 삼배를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찬 스님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노위원장 혜찬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위해 앞장선 용감한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와 이별한다고인과 사바세계에서 인연은 다하지만 김복동 할머니라는 별은 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 속에서 항상 빛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고인에게 한반도가 서로 화합하고 한 발씩 양보를 통해 남북통일이 되고, 전쟁 없는 나라에 살면서 후손들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빛나는 별처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권미경 연대세브란스병원노조 위원장과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도 추모에 동참했다. 이들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문제해결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할 것을 다짐하며 “14살 소녀 하나 지키지 못한 나라, (일본의) 사과 한 번 받지 못한 나라에 대한 원망은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고 고인과 약속했다.

김복동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고인이 남긴 500만원을 사노위 측에 기탁했다. 해당 기금은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故김복동 씨 49재를 찾은 시민들이 기도하고 있다. 시민들이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염불 소리에 맞춰 '지장보살'을 외는 모습.
시민들이 여성인권운동가 故김복동 씨 영전 앞에 삼배를 올리며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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