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했던 문화재 안내판이 전면 개선된다고 한다. 문화재청이 3월 13일 밝힌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업’에 따르면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선정한 전국 1,392개 문화재에 설치된 안내판 약 2,500여 개를 대상으로 개선작업이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고궁과 조선왕릉, 고도(古都)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부여, 공주, 익산 지역에 있는 주요 문화재 안내판에 대해 1차적으로 이뤄졌다.   

사실 불교를 비롯한 고궁, 왕릉, 향교 등에 있는 문화재 안내판은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석탑의 부위를 상륜부·탑신부 등 각종 불교·미술용어들을 완벽하게 알고 안내문을 해석하는 사람은 드물다. 

실제 문화재청이 사례로 제시한 범어사 삼층석탑의 경우 어려운 용어를 최대한 풀어서 설명했으며, 일제강점기 당시 원형 훼손·범어사 창건 배경 등 전반적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놓았다. 탑의 도상을 삽입·설명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문화재 안내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구축하고 국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환영할 만하다.

물론 문화재 안내판의 개선이 너무 풀어 설명하다보니 불교를 잘못 전달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스님과 일부 불자들만 이해 가능한 문화재 안내판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특히 한문을 별도로 배우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한자가 많은 안내판은 외계어일 뿐이다. 개선된 안내판이 지향하는 것처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해당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것이 시대에 맞는 전달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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