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博 소장 소조보살입상 조사 결과 확인

이번에 조사된 국박 소장 ‘소조보살입상(덕수2209, 사진 왼쪽)’과 지난 2014년 조사된 ‘소조지장보살입상(덕수1780, 사진 오른쪽)’의 모습. CT조사 등을 통해 양식과 제작기법이 유사해 두 보살상이 협시보살로, 한 쌍으로 조성됐음이 확인됐다.

새로운 과학적 기법을 동원한 연구로 본래 ‘한 쌍’이었던 협시불상이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불교조각 조사 사업의 최신 성과를 담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 3〉을 발간했다”고 3월 4일 밝혔다.

‘덕수2209’ CT 촬영해보니
앞선 ‘덕수1780’ 기법 유사
못 66개 사용해 원목 보완
연구 결과물 자료집 발간

해당 보고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2점의 건칠보살좌상을 비롯한 총 4점의 불상에 대해, 2017년부터 2년간 실시한 조사 결과와 2012~2018년 진행한 보존처리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과학적 조사 기법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이 확인된 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과학 기자재로 컴퓨터 단층촬영(CT, Computed Tomography)을 문화재 조사 방법으로 새롭게 도입했고, 이번 불상들의 조사에 적극 활용됐다. 이를 통해 컴퓨터 단층촬영을 실시 후 컴퓨터 화상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3D, 좌우 종단면, 앞뒤 종단면의 상세 분석이 가능해졌으며, 3차원 관찰도 이뤄졌다.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는 ‘소조보살입상(덕수2209)’이다. ‘소조보살입상(덕수2209)’에 대한 CT촬영 결과 머리부터 정강이까지 하나의 목재로 심을 만들었고, 그 이하는 2단의 목재를 쌓아 완성했다. 머리는 절반으로 가르고 몸체 쪽은 등 뒤를 절개해 목재의 속을 파냈으며, 옷주름과 같은 세부는 점토를 올리거나 목심(木心)을 조각해 조성했다. 또한 불완전한 원목을 보완하고 목심을 연결하기 위해 총 66개의 못을 사용한 것도 촬영 결과 확인됐다.

연구진은 “촬영 결과 지난 2014년 발간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 1〉에 수록된 ‘소조지장보살입상(덕수1780)’과 크기와 양식, 제작기법이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소조보살입상(덕수2209)’은 ‘소조지장보살입상(덕수1780)’과 함께 협시보살로 조성된 관음불상으로 판단된다. 현존 사례가 많지 않은 조선 전기 보살입상이라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국박 소장 ‘소조보살입상(덕수2209)’의 CT촬영 조사 모습. 국박은 CT촬영을 새로운 문화재 보존 기법으로 도입했다.

건칠불상의 기법을 확인할 수 있던 것도 중요한 성과다. 우리나라 전통 건칠불상은 표면에 건칠을 바르기 전 내부의 원형 소조상을 옷주름까지 거의 완전한 형상으로 제작하고 그 위에 삼베와 칠을 바른 뒤 내부의 흙을 제거하여 완성하게 되는데, 이 때 몸 안에는 보조 지지대 등을 쓰지 않고 공간을 비웠다. 이번 단층촬영 조사 결과 “이 같은 방법이 뚜렷하게 확인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나아가 표면에 있는 장신구와 영락, 끈 등만을 따로 만들어서 부착한 점과 삼베와 옻칠의 양을 형태에 맞추어 섬세하게 조절한 점 등이 상세하게 파악됐다.

대형 건칠보살좌상(덕수5547) 조사에서는 눈동자를 다른 재질인 석영으로 끼워 넣는 방식과 귀와 손 등을 별도의 나무로 만들어 못 대신 접착제를 사용하여 부착하는 등의 전통 방식이 확인됐다. 일본 도쿄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 소장의 건칠보살좌상과 한 쌍으로 제작됐을 가능성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조사에 대해 박물관 연구진들은  “이번 조사에 도입된 컴퓨터 단층촬영 조사 결과로 최근 활발해진 중·근세 불상과 복장물에 대한 제작기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며 “향후 전시와 한국 불교조각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에 발간되는 보고서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http://www.museum.go.kr)에 공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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