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번역한 〈유마경〉 발굴
잡지 연재·전집 육필을 묶어
全 14품 중 6품까지만 번역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만해 한용운 스님이 번역한 〈유마경〉이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사진>은 만해 스님이 만년에 번역했지만 미완으로 그친 〈유마경〉을 담아내고 있다.

실제 이 책은 잡지 ‘불교’ 1940년 2월호와 4월호에 실린 실우(失牛, 만해의 필명)의 〈유마힐소설경강의〉와 400자 원고지 총 148장 분량의 육필 원고를 모아 발간한 〈한용운전집(1973)〉에 실린 〈유마힐소설경〉을 저본으로 했다. 

만해 스님은 1933년부터 〈유마힐소설경〉 번역을 시작했고, 이를 ‘불교’지에 연재하지만 2회만에 중단됐다. 사후 발간된 전집에서는 연재 이후부터 제6부사의품 일부까지만 육필원고가 실렸다. 미완이지만 만해 스님이 번역한 〈유마경〉이 하나로 묶여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해 번역의 〈유마경〉은 1914년 발간된 〈불교대전〉과 달리 국한문 혼용임에도 한글의 어법이 두드러지게 많다. 때문에 〈불교대전〉은 현대어의 번역을 거쳐야 읽을 수 있지만, 〈유마경〉은 번역을 거치지 않고 꼼꼼히 정독하면 읽을 수 있다. 물론 불교 한문 읽기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수고로움은 더 깊은 〈유마경〉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 낸다.

해제를 맡는 서재영은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으로 평가받듯 만해의 미완의 〈유마경〉도 완결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마경〉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절반의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생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유마경〉은 결코 완성될 수 없는 경전이다. 만해의 〈유마경〉은 중생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보살의 삶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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