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생은 고단하고 힘들죠. 왜 그럴까요? 살면서 욕심으로 채운 업의 그릇을 완전히 비우지 못해서입니다. 그로인한 업장이 마음의 병이 되어 결국 육신의 병으로 이어는 것이죠.”
BTN불교TV서 불자들의 꽉막힌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 법문’으로 유명한 ‘힐링 전법사’ 무명 스님이 <업의 그릇을 비워라>라는 책을 통해 ‘업을 말끔히 씻어내는 법’을 알려준다. 책이 출간된지는 100일 정도 지났지만, 교보문고서 종교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비롯해 여전히 상위권을 고수하며 스테디 셀러로서의 시동을 걸고 있다.     

부산 무명사 회룡선원 회주인 무명 스님<사진 위>은 2015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년간 BTN불교TV서 ‘그대는 알겠는가?’라는 주제로 현대인이 겪는 육신의 병과 마음의 병이 생기는 원인을 분석해 불자를 대상으로 명법문을 펼쳤다. 스님은 이 자리서 고민으로 가득한 현대인들의 꽉 막힌 마음을 성찰 깊은 법문으로 해결해 주었다. 이 책은 그 법문들 중에서 가려 뽑아 불자들이 가슴속에 새겨야 할 말씀들을 모아서 펴낸 것이다.


업의 그릇 비우면 마음에 복이 채워져
꽉 막힌 마음 뚫어줄 명쾌한 생활법문
번뇌가 병 만들고 욕심이 병 키우고 
어리석음이 업의 그릇 짓는 원인 된다 


누구나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알게 모르게 업을 짓는다. 그리고 그 업들이 어떤 인연을 만나면 반드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이것은 불가항력적인 사실이다. 행복의 수레는 누가 대신 끌어주지 않듯이, 자신이 지은 업은 반드시 자신이 지워야만 하고, 그 인연을 잘 갈무리하는 것이 미래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무명 스님은 마음의 병이 되는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를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욕망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행복한 삶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행복해져야 업의 그릇을 비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산 정상을 올라갈 때를 생각해 봅시다. 출발할 때는 가벼운데 등성이를 오르면 오를수록 힘들어 지지요? 육신은 힘들지만, 정신과 마음은 정상이 다가올수록 성취감에 도취돼 기분이 좋아짐을 느낄 겁니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보면 ‘죽겠다’는 반대로 좋아지고 있다는 걸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과 싸우는 끊임없는 인내 과정이니까 무척 힘들죠. 힘든만큼 좋아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힘든 것은 업이고, 좋아짐을 느끼는 것은 비로소 그 업이 비워지는 순간입니다.”

무명 스님은 이십대 때 양친을 모두 잃었다. 세월이 흐른 후 뒤돌아보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묏자리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되고 짐이 되었다. 어머니의 유골을 물 맑은 강가에 흩뿌리고 돈과 재물 그리고 욕망이 없는 깨끗한 세상에서 수행하면서 살고 싶어서 늦은 나이로 출가를 했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40대 후반에 뒤늦게 출가한 무명 스님은 전남 순천 선암사서 용하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출가 후 곳곳을 만행하다가, 14년전 산 깊고 물 맑은 부산 금정산 기슭에 바람만 막을 수 있는 움막 법당을 짓고 업으로 인해 자신처럼 마음의 병과 육신의 병을 얻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수행 정진해 수행처로 유명한 무명사라는 기도 도량을 조성했다. 20여 년간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수행자로 살면서 인간의 삶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고 자신이 지은 과거세와 현세의 업에 의해서 미래의 삶이 행복과 불행으로 결정지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몸이 건강해지려면 업으로 쌓인 마음의 번뇌와 때를 기도로써 정화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도법이죠. 업을 없애려면 진정한 참회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병도 마음의 업에서 오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음의 행복은 바로 이 업의 그릇을 비우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업의 그릇을 비워라/무명 지음/쌤앤 파커스 펴냄/1만 5천원

무명 스님은 책 속에서 말한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의 병이 있다고. 하나는 마음의 병이고 또 하나는 육신의 병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음의 병과 육신의 병을 따로 보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그게 육신의 병으로 옮겨간다는 걸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기도할 때는 ‘무조건 잘되게 해주십시오’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건 잘못된 기도법이죠. 자비와 사랑이 동반된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불교에는 ‘회향’이라는 말이 있는데 ‘자신이 쌓은 공덕을 남에게 돌린다’는 의미죠. 불교의 최대 이념인 자비와 사랑과도 깊은 관계가 있어요. 기도할 때도 이러한 자비와 사랑이 담긴 회향의 마음으로 한다면 당연히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행복해질 것입니다.” 

무명 스님은 지난해 12월 22일 무명사 회룡선원에서 비영리 국제구호단체 ‘지구촌 행복나눔’을 창립했다. 대승보살 정신과 자비이타행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무명 스님은 “20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하게 살아서 춥고 배고픈 혹독한 가난을 몸소 체험했지요. 그래서 남이 어렵다는 말만 들으면 항상 돕고 싶었습니다. 

원래 제가 어려서부터 절약하고 살아서 내 자신에게는 좀 인색한 편입니다. 하지만 남한테 쓰는 것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능력은 모자라지만 자비보시행으로 회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 많이 했죠. 그런 취지로 ‘지구촌 행복나눔’은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구촌 곳곳에는 아직도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많은 줄 압니다. 티베트, 미얀마, 인도, 캄보디아에 구호물품 지원을 비롯해 교육기관 설치, 도서관 건립, 체육용품 전달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해외는 물론 국내의 다문화가정도 돕고 싶고, 불우 청소년들의 장학 교육 사업 등에도 치중할 생각입니다.”

현대인들은 재욕, 식욕, 색욕, 명예욕, 수명욕 등 다섯 가지의 욕락(慾樂)에 깊이 빠져 있다고 무명 스님은 책 속에서 지적한다. 이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자제할 수 있다면 누구나 부처가 되어 마음의 행복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깊은 나락에 빠져들어 스스로 업의 그릇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성공은 오욕락으로 인해 채우진 업의 그릇을 비워야만 가능하다고 무명 스님은 전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과거의 고민과 죄의식으로 인해서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스스로 억압하고 있기에, 마음이 지어내는 쓸데없는 근심 걱정으로 병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고 무명 스님은 조언한다. 자신을 억압하고 옭아매는 순간, 그것이 마음의 병이 되어 육신의 병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스님은 마음의 병이 되는 그 원인을 이 책 속에서 정확하게 밝히고 행복의 처방전을 쉽게 제시한다. 무명 스님은 마지막으로 호탕한 웃음을 먼저 선보이며 말한다.

“많이 웃으세요. 남앞에서 웃는 웃음도 보시입니다. 평소 생활에서 많이 웃는 것도 우리의 업과 마음을 비우는 것이죠. 마음을 비워야만 웃음이 나오지 비우지 않으면 결코 웃음이 나오질 않습니다. 누구나 웃으면 짓눌렸던 우리의 마음이 확 터지면서 정화가 되는 해방된 느낌을 체험해 보신적이 있을 겁니다. 더 크게 웃으세요. 내 업이 달아나고, 업의 그릇이 말끔히 비워집니다.”
 

책 속의 밑줄 긋기

▲ 일찍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부자는 마음이 행복한 사람이고 진짜 부자는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이것은 불변의 이치이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

▲ 남에게 욕을 하면 내 입이 쓰레기가 되고, 남을 주먹으로 때리면 내 손은 도끼가 되고 망치가 된다. 온통 나쁜 생각으로 가득차면 내 머리는 똥통이 된다. 이래 가지고서 어찌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고귀한 존재가 되겠는가. 

▲ 지옥과 극락은 따로 없습니다. 내 마음이 지옥을 만들고 내 마음이 극락을 만듭니다. 재욕, 식욕, 색욕, 명예욕, 수명욕 이 다섯 가지 욕망에 갇혀 있으면 지옥이고 벗어나 있으면 극락입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지옥입니까? 극락입니까?
▲ 여기 두 개의 막대기가 서로 의지하면서 서 있습니다. 한쪽을 치우면 다른 한쪽도 함께 쓰러집니다. 이렇게 인과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타인에게 늘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그러면 그 사랑이 내게로 돌아옵니다.

▲ 바람의 힘과 공기의 힘으로 촛불이 흔들리지만 나는 기도의 힘으로도 촛불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촛불을 켠 후 나는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약사여래불 정근을 염불하면서 기도했다. 그 순간 촛불이 요동치듯 흔들렸다. 그때부터 나는 기도의 힘을 정말 믿기 시작했다.

▲ 태양은 늘 우리 곁을 돌고 있다. 그런데 그림자를 바꾸어놓는 것은 누구일까? 바로 나 자신이다. 나에게 찾아온 병도, 마음의 근심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듯이 열심히 기도하다 보면 점점 행복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천생연분(千生緣分)’에서 ‘천생(千生)’이란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일생(一生)’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의미한다. ‘천생연분’은 태어나고 죽기를 천 번이나 계속하다가 만난 인연이 부부라는 뜻이다. 그러니 어떻게 우리가 부부의 연을 가볍게 생각하고 맺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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