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교여성개발원의 기금 관리 행태가 세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감사를 실시한 결과 불교여성광장 건립기금과 조계종총본산성역화불사 지정기탁금 등을 부설법인인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 계좌로 관리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불교여성개발원과 산하 사단법인인 지혜로운여성은 동일시 되다시피한 운영을 해왔다. 이로 인해 엄연히 분리되는 단체, 특히 설립 주체단체와 지도감독을 받는 법인임에도 상하의 구분없이 운영되어 왔다. 불교여성개발원장에 대한 미임명 사태로 불거진 개발원장 공석과 지혜로운여성 만의 단독 이사장 선출로 두 단체의 행보는 갈리고 있다.

그동안 많은 불교계 포교, 신도단체들은 세금 혜택과 기금 안정성을 목적으로 사단법인을 만들어 기금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엄연히 두 단체는 다른 단체이며, 최소한의 절차는 지켜야 한다.

포교원 측은 불교여성개발원과 지혜로운여성이 사태발생 전에는 원만한 관계였고, 그런 관계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종무지도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포교원도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신뢰와 믿음은 제도와 법에 의한 최소한의 기준이 지켜진 뒤에 쌓아 올려야 한다.

이번 사건은 향후 조계종의 각 단체와 산하 법인간의 관계, 그리고 지도감독권이 있는 종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미 발생한 문제는 수습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종단의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다행히 종단 측에서 포교단체와 산하 법인의 관리에 대한 종법령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니 환영할 일이다. 종단의 철저한 관리감독 하에 포교단체의 신뢰성 회복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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