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불논단]통일 해법, ‘중도·화쟁’에 있다
[현불논단]통일 해법, ‘중도·화쟁’에 있다
  • 방영준/성신여대 윤리교육과 명예교수
  • 승인 2019.03.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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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열린 비핵화 북미회담의 결렬을 보면서 실망과 황망함이 겹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물꼬가 될 희소식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새삼 우리의 못남에 서글픔이 몰려온다. 외세에 의해 분단되고 지금도 분단 극복의 탈출구를 외세에 기댈 수밖에 없으니 이를 어쩌랴. 

그래도 희망을 갖고 싶다. 한반도의 분단 극복에 대해 치열하게 고뇌하고, 우리 자신을 성찰하면서 사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1운동 100주년 희소식 기대한
하노이 2차 북미회담 결렬로 끝나
그래도 희망을… 성찰의 계기 돼야

정·반·합으로 발전한다는 ‘변증법’
통일 위한 진테제 도출 노력 있었나
현실적으로 통일은 긴장·갈등 과정
통일문화 구축위한 노력 이어져야

양자택일 극복할 때 역사는 발전했다
合 위한 에너지, 화쟁과 중도에 담겨


독일의 철학자 헤겔(Hegel)은 변증법을 통해 세계는 나선형으로 진보된다고 보았다. 변증법은 정(正)·반(反)·합(合)의 논리이다. 헤겔에 따르면 변증법은 진리 탐구만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도 적용한다. 어떤 사회가 있으면 그것을 부정하는 다른 형태의 사회가 제안되고, 결국에는 양자의 모순을 극복하는 합(合)의 형태로서 진테제(synthesis)로서의 이상 사회가 제안된다. 

변증법을 통해 바람직한 사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자기수정과 열린 마음, 그리고 도전 정신이 절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분단극복과 통일 문제에 진테제를 도출하기 위한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이 있었던가? 지금도 한국사회에서는 정과 반이 극심하게 대립되는 남남갈등이 극심하고 아직 진테제를 도출하지 못하고 서로를 탓하고 미워하고 있다. 

오랫동안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당위적이고 규범적인 명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통일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세대도 늘어 가고 있다. 통일은 이제 하나의 사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통일은 상이한 이념과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이 뒤섞이는 과정이고, 구성원들의 경제적 기반이 재편되고 이익이 충돌되는 과정이고, 정치권력의 통합으로 권력의 속성상 어느 영역보다도 많은 긴장이 유발되는 과정이다. 이렇게 통일이라는 사건은 한반도의 민족에게 많은 갈등상황과 긴장을 불러올 것이다. 통일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고 매우 현실적인 개인 존재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는 분단 이후 70여 년 동안 민족 스스로의 자기 통제감을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통일을 위한 자발적, 창조적 에너지의 창출 능력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통일을 선도하고 이끌 수 있는 정신적 자산이 있는 것인가? 지금까지 분단 극복과 통일 문제는 정치와 통치 행위로서 존재해 왔다. 그래서 남북화해와 통일 문제는 중요한 정쟁의 단골 메뉴였다. 

반면 밑으로부터의 통일문화 창조의 노력은 매우 빈약하였다. 통일문화는 민족 화해의 배를 띠우는 강이다. 여기에 남북문제의 가치론적인 접근의 필요성이 나온다. 통일은 물리적 고정태가 아니라 통합의 과정이라는 역동적인 체계이다. 남북한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문제 등 통일한국의 좌표와 과제에 대한 가치론적 접근은 통일문화 창조의 토대이다.  

방영준 성신여대 윤리교육과 명예교수
방영준 성신여대 윤리교육과 명예교수

합(合)으로 향하는 헤겔 변증법의 진테제는 한국불교의 중요한 자산인 화쟁사상 안에 이미 나타나 있다. 우리는 삶의 과정 속에서 한쪽을 추구하면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류사의 위대한 업적은 양자택일을 극복할 때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효의 화쟁사상이고 이것은 붓다의 중도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화쟁사상은 한국 불교의 위기 시에 정혜쌍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는 남북화해와 통일의 창조적 에너지를 스스로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붓다의 중도사상과 화쟁사상에서 실천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만큼 한국불교의 책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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