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초전법륜(初轉法輪)

‘최초로 법(진리, 가르침)의 수레바퀴(法輪)를 굴리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룬 후 처음으로 법을 설한 것’을 뜻한다. 동의어로 ‘법륜상전(法輪常轉, 법륜이 항상 이어지다)’이 있다.

부처님께서는 29세 때 예약된 왕위를 버리고 출가, 입산했다. 드디어 6년 만인 35세 때 니르바나(열반)의 경지, 곧 깨달음을 성취하셨다. 그것은 ‘고통으로 부터 해탈하는 방법’ ‘연기의 법칙’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중도의 이치’ 등으로 이것은 인류 정신사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부처님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대중에게 설해도 좋은지를 놓고 깊은 고민을 했다. ‘과연 내가 깨달은 진리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경전에서는 ‘심오한 진리를 보통 사람들은 믿기 어려울 것 같아서(……)’라고 전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새로운 철학이나 진리, 사상은 거부하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는 21일간 깊은 고뇌와 사유 끝에 깨달은 진리를 설하기로 마음먹었다. 고귀하고 심오한 진리를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안타깝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연기의 법칙, 니르바나의 세계, 중도의 이치 등 진리를 안다면 ‘불사(不死)의 경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불사(不死)의 경지’란 죽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죽음으로부터 해방된 경지’ ‘죽음을 초월한 경지’를 말한다. 그것은 곧 해탈로서 ‘삶의 애착’ ‘생사의 애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부처님께서는 잠시 ‘누구에게 가장 먼저 이 진리를 설할까?’ 고민했다. 그 결과 과거에 자신과 함께 고행과 수행했던 다섯 명의 비구(5비구)가 생각났다. 그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오늘날 4대 성지의 하나인 녹야원(초전법륜지)이었다.

부처님은 그들에게 ‘중도의 이치’를 설했다. 그들은 극단적인 고행주의자였다. 그들에게 육체를 학대하는 고행(苦行)은 무의미하다는 것, 수행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였다.

깨달음을 성취한 후에 최초로 5비구에게 ‘중도(中道)의 이치’를 설했는데, 이것을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고 한다. 법륜(法輪)은 수레바퀴가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는 것처럼 붓다의 가르침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바세계에 영원히 빛나기를 기원하는 뜻이다. 또 그것을 ‘법륜상전(法輪常轉)’이라고도 하는데, 조석 예불할 때 축원문에도 나온다.

다음은 초전법륜경이다.

“이렇게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와라나시 근처의 이시빠따나의 사슴동산에 계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다섯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출가자가 따라서는 안 되는 두 가지 극단이 있다. 그것은 저열하고 통속적이고 성스럽지 못한 감각적 욕망, 쾌락을 탐닉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하는 고행(苦行)에 몰두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이 두 가지 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 正道)를 깨달았나니, 이 중도는 눈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높은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 여래는 참으로 이 중도를 통하여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렀으며, 중도를 통하여 눈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높은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을 얻었다.”

지나친 고행은 깨달음을 이루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중도에 이어서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인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성제가 나온다. 초전법륜경에는 처음으로 중도와 사성제를 설한 것으로 나온다.

5비구는 콘단냐(교진여)·아사지·마하나마·밧디야·바파로 붓다가 성도하기 전에 함께 수행하였고, 성도 후에는 최초로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初轉法輪) 부처님께 귀의한 이들이다.

지금 인도의 국기가 바로 법륜이다.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인도의 국기는 주황색, 하얀색, 초록색 세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로 줄무늬 가운데에는 24개의 축을 가진 파란색 법륜이 그려져 있다. 주황색은 용기와 헌신을, 하얀색은 진리와 평화를, 초록색은 믿음과 번영을 의미하며, 파란색 법륜은 마우리아 제국의 왕이었던 아소카의 사자상에 새겨져 있는 법륜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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