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제2칙 설봉보청(雪峯普請ㆍ설봉의 대중울력)

[古則과 着語]

?, 雪峯一日普請 自負一束藤 (勞而無功) 路逢一僧 峯便?下 (力盡神疲) 僧方擬取 峯便踏倒 (下坡不走 快便難逢) 歸?似長生 乃云 “我今日踏這僧快” (少賣弄) 生云 “和替這僧 入涅槃堂始得” ?市裏要一箇半箇) 峯便休去 (可惜放過)

설봉(雪峯, 설봉의존, 822~908)이 하루는 대중 울력을 하면서(普請) 스스로 등나무 한 속(束)을 짊어졌다. [애는 썼지만 그 보람은 없다.] 길에서 한 스님을 만나자, 설봉이 바로 던져버렸다. [힘을 다 썼으니 정신이 피로하겠군.]

그 스님이 막 주우려는데, 설봉이 바로 밟아 넘어뜨렸다. [언덕 아래로 빨리 달려가지 않으면 쾌속선을 만나기는 어렵다.]

돌아가 장생(長生, 장생교연, 생몰 연대 미상)에게 (앞의 일을) 전하고는, 말했다.

“내가 오늘 이 스님을 통쾌하게 밟아버렸다.” [잘난 체 하지 말라!]

장생이 말했다.

“화상께서는 이 스님을 대신해서 열반당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아무리) 시끄러운 시장 바닥일지라도 (이런 괜찮은 놈이) 한 명 아니 반 명은 꼭 있다.]

(그러자) 설봉이 바로 쉬었다. [애석하다. 놓쳐버렸구나!]

[拈古와 着語]

雪竇拈云 “長生大似東家人死 西家助哀. 也好與一踏” (?黎也須急着眼始得).

설두가 염(拈)해서 말했다.

“장생은 마치 동쪽 집 사람이 죽었는데, 서쪽 집 사람이 슬퍼하는 것과 같다. (그러지 말고) 한 번 밟아버렸어야 했다.” [스님(설두)이야말로 급히 착안(着眼)해야 한다.]

[評唱 1]

師云. 只這雪竇合喫多少 如今且放過一著. 雪峯?一千五百人善知識. 當時 日日普請 運水搬柴 豈似如今兄弟 端坐飽食 不知?愧. 不見 雲門問僧 “甚?處來” 僧云 “負柴來” 門云 “閑口” 且道 他雲門意 又作?生. 諸人試體究看.

다만 이 설두가 방망이를 좀 몇 대 맞아야 맞는데, 지금 또 한 수를 놓쳐버렸다. 설봉은 1,500명의 선지식이었다. (그런데도) 당시 날마다 대중울력으로 물 긷고 땔나무를 날랐으니, 어찌 요즘 형제들이 단정하게 앉아 배불리 먹고는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는 것과 같겠는가!

보지 못했는가! 운문(雲門, 운문문언, 864~949)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스님이 말했다.
“땔나무를 지고 왔습니다.”
운문이 말했다.
“입 닥쳐!”

자, 말해보라! 저 운문의 뜻(雲門意)은 또 무엇인가? 모두들 시험 삼아 자세히 고찰하고 연구해 보라.

*설봉(雪峯, 설봉의존, 822~908)
당나라 때의 승선사로, 복건성(福建省) 천주(泉州) 출신. 12세에 포전(蒲田) 옥윤사(玉潤寺)에서 출가하고, 여러 지역을 편력하다가 덕산선감(德山宣鑑, 780-865)에게 사사하여 그의 법을 이어받았다. 870년에 복건성 복주(福州) 상골봉(象骨峰)에 들어가 작은 절을 지으니 희종(僖宗)이 응천(應天) 설봉사(雪峰寺)라는 편액을 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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