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희망으로 고달픈 하루를 버티는 청년들이 있다. 바로 서울 노량진 고시촌이다. 이 곳에 지난 2018년 2월 작은 쉼터가 생겼다. 사단법인 자비명상이 개소한 마음충전소였다. 10여평 남짓한 곳에 작은 다실과 텐트가 전부였지만 고시원과 학원, 독서실을 쳇바퀴처럼 돌던 학생들에게는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됐다.

우울증을 앓던 한 학생은 스님을 만나 상담을 받으며 미래에 대한 꿈을 다시 세웠고, 부모님의 정이 그리웠던 한 학생은 어머니들로 구성된 봉사자들이 챙겨주는 주먹밥을 먹으며 새로운 힘을 찾았다. 마음충전소는 고시생들에게 힘든 시기 잠깐 기댈 수 있는 버팀목 같은 곳이 됐다. 

이런 마음충전소가 지나온 1년의 과정은 불교계에 큰 메시지를 준다. 그동안 불교계는 수동적인 전법포교에만 머물러 있었다. 청년포교만 하더라도 대학교에서 새내기 학생을 중심으로 한 캠퍼스 포교, 혹은 템플스테이를 활용한 정신문화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 수준이었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소외계층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미래세대의 전법 포교 차원에서 소외계층 포교를 주목하는 이는 적었다. 종교가 가장 필요한 이들이 누구일까를 고민해보면 청년들 중에서도 저소득가정, 한부모가정 자녀들이나 고시생, 혹은 소년가장 학생들에게 보다 다가갔어야 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란 이름은 ‘절망’이란 단어와 연관되어 회자되고 있다.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것은 단순한 위로로는 힘들다. 정말로 힘든 청년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는 노력이 있을 때 이들은 부처님의 자비실천을 몸소 체험하고, 언젠가 불심이 증장되어 불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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