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RP, 2월 20일 파주서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 개최

국내 7대 종교지도자들이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문에 서명하고, 각자의 핸드프린팅을 남긴 동판을 들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한국 7대 종교지도자와 세계 20개국 종교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00년 전 평화적 저항운동을 이끈 3.1운동 정신을 되새기며 세계평화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발원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김희중, 이하 KCRP)220일 파주 도라산역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불교계를 비롯한 국내 7대 종교지도자 및 대리참석자, 20개국 종교인,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행사는 개식 선언 화합의 평화 하모니 공연 평화기도문 낭독 및 서명 평화의 날개 퍼포먼스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종교와 평화, 새로운 100년'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애드벌룬이 띄워졌다.

온해피 어린이합창단이 부르는 아름다운 세상공연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3.1운동의 주역인 민족대표 33인의 의미를 담아 무대는 33명의 어린이들이 노래했다.

먼저 KCRP 공동회장단인 7대 종교지도자들은 동판에 새겨진 평화기도문을 연이어 낭독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청년을 키워드로 기도를 진행했다. 스님은 “3.1운동 정신은 청년의 기상이다. 100년 전 힘 있는 자에게 무릎 꿇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대에 용감하게 민족 자주독립의 새 시대를 선언했기 때문이라며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훗날 반드시 이뤄질 세상,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향해 희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여한 국내 종교지도자들이 합창단 무대를 감상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와 함께 이홍정 NCCK 총무(개신교), 오도철 교정원장(원불교), 김영근 성균관장(유교), 이정희 교령(천도교), 박우균 회장(한국민족종교협의회) 대신 김태성 KCRP 사무총장 교무,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대신 이기헌 주교가 각각 기억, 어머니, 평화, 연대와 협력, 즐겁고 새롭게, 생명의 순례를 주제로 대표 낭독했다.

이후 이들은 1919년 종교인들로 구성된 민족대표 33인의 얼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취지로 기도문에 합동 서명했다.

방글라데시, 터키, 일본, 호주 등 세계 20개국 종교인들도 무대에 올라 기도문을 자국어로 낭독하며 뜻을 같이했다. 미얀마 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요제프 신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주립이슬람대 유스프 교수 등 13명의 종교인들은 차례로 기도문을 왼 뒤 평화를 기원하며 함께 서명했다.

뒤이어 국내 7개 종교지도자와 세계 종교인이 한 무대에 올라 한반도 평화를 선창했다. 참석대중 전원이 힘차게 ‘World Peace(세계 평화)’를 외치자 평화를 상징하는 날개모양 애드벌룬이 펼쳐졌다. 날개 위에는 종교와 평화, 새로운 100이란 문구가 떠올랐다.

온해피 어린이합창단이 부르는 ‘아름다운 세상’ 공연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 팝송이 울려 퍼진 것과 동시에 온누리합창단은 한반도가 그려진 국기와 만국기를 흔들며 입장했다. 장내 대중은 팝송을 함께 부르며 무대를 찍어 순간을 남기기도 했다.

평화기도문 낭독 및 퍼포먼스가 끝난 뒤 원행 스님은 다른 종교지도자들과 인사하며 뜻 깊은 행사에 함께 참여한 것에 대한 반가움을 나눴다. 도라산역에서 평화기도회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도라산 전망대에 올라 자유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행 스님은 일정상의 이유로 도라산 전망대 탐방 전 귀경했다.

원행 스님은 행사 종료 후 “100년 전 국민들이 종교와 사상을 넘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듯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각기 다른 종교와 신념을 가진 이들이 모여 진정한 통일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서로 다른 언어와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마음 한 뜻으로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발원하는 감회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리랑카 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담마조띠 스님은 스리랑카도 30년 전 남북으로 나뉜 적 있어 한반도의 일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5년 전 군사 개입으로 평화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해결됐지만 한반도는 싸움을 멈추고 대화해야 한다면서 “3.1운동과 같은 비폭력적인 방식대로 서로 다른 국가와 종교지만 역사를 배우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이 같은 행사가 열린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세계 20개국 종교인들이 함께해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평화의 의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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