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가르침으로 알아본 윤회 개념과 원리
지금 삶의 행복과 다가올 다음 삶의 행복을 위한 부처님의 바른 처방전인 윤회(輪廻)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윤회란 무엇이고, 그 원리는 무엇인가, 우리가 윤회하는 삼계란 어떤 세계인가, 윤회하는 삶속에서 업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이생과 내생의 행복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등등.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행복한 삶으로부터 멀어지는 불선(不善)한 행위를 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스스로 짓는 매순간의 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지 못하니 많은 이들은 이생의 끝을 두려워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윤회, 지금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작동”
초기불교 가르침 중심으로 ‘윤회’ 설명해
윤회는 삶과 수행 이끄는 구심점 역할


불교에서는 모든 고통과 번뇌의 원인 중 하나를 무명(無明)이라 이야기한다. 마치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매듯 진리의 빛을 얻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현생과 내생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이생의 끝을 마무리해야 하는가? 그것은 윤회(輪廻)의 가르침 안에 모두 담겨져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일묵 스님<아래 사진>은 1996년 서울대 수학과 박사 과정 중 출가해 성철 큰스님의 제자인 원택 스님을 스승으로 모셨다. 이후 불교 명상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국내외 여러 수행처를 다니며 지속적인 수행을 했다. 그리고 현재 초기불교 수행법을 전하는 수행공동체인 제따와나 선원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선원장이기도 하다.

일묵 스님이 들려주는 초기불교 윤회이야기/일묵 지음/불광 펴냄/1만 3800원

스님의 저서인 이 책은 초기불교 가르침을 중심으로 윤회의 개념과 원리에 대해 설명한다. 지난 2010년 출간된 스님의 첫 책이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은 〈윤회와 행복한 죽음〉의 개정판인 이 책은 새로운 옷과 새로운 구성으로 그동안 허황된 내세관으로만 치부된 윤회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독자들로 하여금 선명하고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윤회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윤회는 다음 몇 가지로 인식된다. 먼저 허황된 이야기라는 측면이다. 스님은 이 책의 머리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제따와나 선원을 개원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새삼 알게 된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윤회를 믿지 않는 불자가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윤회가 우리의 삶과 수행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것을 알고 바른 실천을 행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얻고, 궁극적으로 열반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 전반 곳곳에 들어 있는 일묵 스님의 메시지이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윤회는 삶의 끝자락서만 작동하는 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지금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윤회의 원리로서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즉 ‘연기(緣起)’를 설하신 부처님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겨봐야 한다.

둘째, 짐짓 죽음과 연관되어 무겁거나 어두운 개념으로 인식된다. 언젠가는 누구에게나 닥칠 죽음이다. 하지만 ‘나’에 대한 집착은 끝내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일으킨다. 또한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을 한 줄 한 줄 읽다 보면 그 공포나 두려움은 결국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부터 극복될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 삶의 태도를 바꾸고 더 나은 길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의 삶과 다가올 다음의 삶의 행복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생과 내생의 행복 위한 윤회 강의
우선 알아야 한다. 윤회란 무엇인지, 윤회가 계속 반복된다는 삼계(三界)란 세계는 어떤 공간인지, 윤회와 부처님의 핵심적 가르침들, 이를테면 업과 십이연기 등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어렵고 딱딱하기만 할 것만 같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간명하고 깔끔한 서술로 하여금 이전의 그 어떤 책보다 쉽고 명확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윤회를 다룬 많은 책들은 학제적 성격을 갖거나 일반 독자들이 접하기에 다소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불교 교리에 해박하지 않은 독자들도 알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 윤회와 윤회를 둘러싼 개념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는 스님의 강의법도 그러하거니와 초기불교 경전과 주석서 등에서 길어 올린 인연담, 혹은 스님의 개인적인 인연담을 빌려 전달함으로써 초심자인 독자들도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운다.

다음으로 실천해야 한다. 이 책은 단순히 개념을 설명함에 머무르지 않고 왜 수행을 해야 하는지, 윤회의 순간순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예를 들어 불자로서 즐거움이 가득한 선처(善處)에 태어나기 위해 무엇을 수행해야 하는지, 생의 마지막 순간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임종을 앞둔 가족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오직 당신을 위한 일묵 스님의 강의 계획안
이 책의 각 장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 1장은 우리가 윤회하는 세상인 삼계, 즉 욕계·색계·무색계에 대해 풀었다. 우리는 윤회할 때 자기가 지은 업에 따라 삼계의 서른한 가지 세상 중 한 곳에 태어난다. 이 서른한 가지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알게 되면, 우리는 다음 생에 악처가 아닌 선처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항상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제 2장은 업과 윤회에 대해 다루었다. 업에 의해 윤회가 일어난다는 것은 알지만 업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업의 역할, 과보를 생산하는 장소, 업이 결과를 맺는 순서와 시기 등에 관한 폭넓고 정확한 이해를 통해 업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버릴 수 있다.

3장서는 죽음 직전의 인식과정에 나타난 업에 의해 내생의 첫 의식, 즉 재생연결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가 일생에 지은 업 중 가장 뚜렷한 업이 죽음 직전의 인식과정에서 업이나 업의 표상, 태어날 곳의 표상 중 한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 업에 의해 내생에 태어날 세상이 결정되고, 그곳에서 최초로 재생연결식이 일어난다. 이 과정을 잘 이해하면 깨끗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4장은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연기에 대해 풀어썼다. 3장의 윤회의 원리를 십이연기의 가르침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부분이다. 연기를 이해하면 그릇된 견해를 버리고 바른 견해를 갖추어 궁극적으로 깨달음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5장에서는 무아(無我)인데 윤회하는 이유가 존재는 연기, 즉 조건을 의지해서 태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다. 연기를 통해 존재의 발생과 윤회의 원인을 이해하면 존재들은 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자비심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가르침인 연기와 사성제(四聖諦) 등은 윤회를 기반으로 설해져 있다. 이 같은 점을 통해 윤회를 이해함이 불교를 이해함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더구나 일묵 스님의 윤회 강의를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고, 그 잘못된 생각이 우리 안에 얼마나 뿌리 깊이 박혀 있는지 깨닫게 된다. 또한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경각심도 생긴다.

우리는 일묵 스님의 이 책을 통해 윤회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부처님께서 남기신 행복을 위한 또 하나의 처방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결국 우리에게 남은 건 행복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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