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조계사 템플스테이 1등 비결은
[기자칼럼]조계사 템플스테이 1등 비결은
  • 윤호섭 기자
  • 승인 2019.02.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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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의 템플스테이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서울 명소로 꼽히고 있다. 중국 최대 여행정보 플랫폼인 ‘마펑워’ 조사에서다. 마펑워는 서울시에서 개별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소개용 콘텐츠 제작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10대 명소를 선정, 짤막한 소개 영상을 제작해 지난해 12월 30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10대 명소는 △조계사 템플스테이 △명동 닭한마리 식당 △명동 난타공연장 △신세계면세점 △K-Pop 댄스 체험 △서울스카이 △메이필드호텔 △영등포 포장마차 △OGN e-스타디움 △MBC월드 테마파크(조회수 순)다. 명소를 소개하는 모든 영상에는 배우 천린(陳淋)이 직접 체험하고 관광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중에서 조계사 템플스테이는 1월 29일 기준 조회수 6만9720회로 2위인 닭한마리 식당(4만4998회)에 비해 월등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 조회수가 직접적인 관광으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어떤 체험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계사 템플스테이 소개 영상에서 천린은 조계사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공양간에서 식사를 마친 뒤 연등 만들기와 명상 등을 체험하며 소감을 전한다. 천린은 템플스테이를 한국 예능프로그램에서 처음 알게 됐다는 말과 함께 “어렵지 않은 체험으로 집중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조계사 템플스테이는 지금처럼 관광자원으로 각광받지 못했다. 국내에서 전국 어디서나 템플스테이를 즐길 수 있고, 굳이 도심 속 조계사를 찾아가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만큼 독특한 매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계사 템플스테이가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시작한 건 現주지인 지현 스님의 부임 이후부터다.

지현 스님은 봉화 청량사에서 다양한 포교방편으로 도량을 일군 경험을 앞세워 템플스테이를 가꿔나갔다. 종로를 찾아온 외국인들과 늦은 저녁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문화가 있는 야경 템플스테이’ ‘달빛 조계사 수요음악회’ 등을 선보이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위해 지현 스님은 밤을 새워가며 직접 경내 조명각도를 맞추기도 했다.

해가 진 뒤 컴컴해진 종로를 사찰이 환히 밝히자 인근 호텔에 묵던 외국인들은 거리로 나와 사찰로 향했다. 사찰이라는 곳을 처음 와봤다는 아일랜드인, 아들과 함께 좋은 체험을 했다는 스웨덴인, 동남아시아 사찰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는 베트남인까지…. 종로를 방문한 전 세계 관광객들은 조계사를 쉬이 지나치지 않았다.

마펑워가 선정한 새로운 서울 10대 명소에서 조계사 템플스테이가 1위를 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담겨있다. 단순히 도심 속에 사찰이 있다거나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다. 여기에는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뒷이야기도 있다. 서울시가 마펑워에 명소 선정 시 조계사 템플스테이를 넣어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이는 지자체 또한 템플스테이의 가치를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종교가 위기라는 시대, 불교도 비껴갈 순 없다. 하지만 사찰이 어떤 노력을 어떻게 기울이느냐에 따라 대중이 바라보는 불교의 모습은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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