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청량소/청량징관 지음/반산 스님 역주/담앤북스 펴냄/각권 3만원

〈화엄경청량소〉는 〈화엄경〉을 중국 청량 국사가 해석하고 주석을 단 것으로, 자세한 해설과 방대한 분량으로 화엄경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 경전이다.

이번 출간된 반산 스님의 〈화엄경청량소〉는 봉은사 소장 목판 80권 화엄경소초회본을 원본으로 삼아 직접 원문을 입력하고 소와 초를 번역했으며, 더불어 스님의 견해를 덧붙였다. 스님은 직역(直譯)을 원칙으로 원본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쌍계사승가대학 강주를 역임하고, 현재는 경남 양산 원각사 주지인 반산 스님은 지난 20여 년 동안 번역 불사에 전념해 7처 9회 39품의 모든 번역을 마쳤으며, 지난해 11월 제 1회 적멸도량 법회와 제 2회 보광명전법회분 출간 이후 금번 제 3회 수미산정법회를 펴냈다.

봉은사 소장 목판본에 새겨진 
청량국사 〈화엄경수소연의초〉 
반산 스님 20여 년 번역불사 후
최근 8·9권 잇달아 출간해


봉은사 소장 목판본은 원래 조선 숙종 15년(1689)에 임자도서 발견한 성총 스님이 판각 불사를 통해 유통시킨 징광사(澄光寺) 판본이 그 원본이었다. 그러나 1770년에 화재로 소실되었고, 영조 50년(1774)에 설파상언(雪坡尙彦)이 판각한 영각사 판본이 유통됐는데, 이 판본도 역시 1950년 전란으로 없어졌지만, 그 경본만은 남아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하여 철종대(1855-1856)에 영기(永奇) 스님이 각인(刻印)한 봉은사판이 현존하게 되었다. 이 봉은사판은 영각사판을 복각(復刻)한 것으로 중간에 45장을 보충했다 한다. 이것이 그동안 강원 대교과(大敎科)의 교재로 사용된 유일한 현존판이 되는 것이다. 

한편 〈화엄경청량소〉를 지은 청량국사는 중국의 성당(盛唐) 시절 화엄종을 발전시킨 대종장으로 본래 회계(會稽) 사람으로 성은 하후씨(夏候氏)요 자는 대휴(大休)이며 청량은 덕종이 내린 법호이다.

7세에 출가해 우두혜충(牛頭惠忠, 683-769), 경산도흠(徑山道欽, 714-792)에 의지해 선을 깨닫고 현수법장(賢首法藏, 643~712)으로부터 화엄의 법을 이었다. 770년경 오대산 대화엄사서 〈화엄경소〉 저술을 결심하고 다시 세간의 학문을 배워 육예(六藝), 도사(圖史)와 구류이학(九流異學)과 축경범자(竺經梵字), 사위오명(四圍五明)에 이르기까지 널리 열람하더니 건중 4년(783) 집필에 들어가기 앞서 서응을 구하니 어느 날 꿈에 부처님 얼굴이 산마루에 비치어 그 광명이 천지에 온화했다. 국사가 손으로 받들어 입으로 삼켰는데 이로부터 한 번 붓을 내림에 막힘없이 4년 만에 〈화엄경소〉 60권을 완성했다. 이어서 후학을 위해 〈수소연의초〉 40권을 지었다고 한다. 

▲ 저자 반산 스님은?

통도사로 출가해 고원명정(古園明正) 화상을 은사로 득도했다. 해인사 강원 졸업(1984) 후 천은사, 불국사, 대승사, 극락암 선원 등 6하안거 성만했고, 중앙승가대학, 조계종립 은해사승가대학원을 1기 졸업(1999)했다. 쌍계사, 통도사, 해인사 강사 역임,봉선사 능엄학림 학감, 조계종 행자교육원 교수사를 역임했고, 봉선사 조실 월운강백에게 전강(2002), 쌍계사승가대학 강주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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