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교계 수년간 다양한 해석 쏟아져

반려동물 합동천도재를 지내는 간오지. 사진출처=닛폰닷컴

지난 1월 16일, 일본 인터넷 매체 ‘닛폰닷컴’은 일본 불교계에서 최근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반려동물의 극락왕생’을 특별 보도했다. 지난 2016년 시작된 이 논의는 ‘반려동물은 사후 극락왕생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아직까지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는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의 극락왕생’이라는 주제는 포교와도 직접적으로 관여되는 중요한 문제다. 실제 일본에서는 사망한 반려동물에 대한 장례나 기도가 적절치 못하다는 이유로 신도들이 사찰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2016 정토종 학술대회 발단
타 종파도 영향 미쳐 ‘화두’
긍정·부정 입장 나뉘지만
반려동물 납골당 점차 증가


논의의 발단은 2016년 9월 교토에서 열린 ‘정토종 총합학술대회’였다. 당시 정토종학연구소의 아다치 토시히데(安達俊英) 조교수가 “정토종의 개조인 호넨(法然) 스님은 동물인 채로는 곧바로 극락에 왕생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아다치 조교수는 “왕생은 칭명염불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정토교의 교리다. 그러나 동물은 축생도에 있는 중생으로 칭명염불이 불가능하기에 사후 곧바로 왕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동물이 극락왕생하기 위해선 다시금 인간의 몸을 받아 염불을 해야 한다는 논지다.

이에 현장에 있던 타이쇼대학 하야시다 코쥰(林田康順) 교수는 “호넨 스님은 동물이 회향(回向)을 통해 곧바로 왕생할 수 있다고 설했다”며 전면 반박했다.

하야시다 교수는 “설사 축생도에 떨어져 죽었다 해도, 살아있는 다른 이가 칭명염불이나 독경 등의 선업을 동물에게 회향하면 그 공덕으로 왕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논의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여타의 논제들을 제치고 가장 뜨겁게 논의돼 “정토종의 의견이 양분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해당 논의는 정토종 외의 타 종파에도 퍼져나가 다양한 해석과 현행되고 있는 동물 천도재에 대한 고찰이 이뤄졌다. 

일본 천태종의 경우 “산천초목이 모두 성불할 수 있다”는 교의에서 일찍이 동물 천도재의 필요성을 주장, 대부분의 사찰에서 천도재를 허용하고 있다.

일련종은 동물 천도재, 혹은 사망한 동물들을 위한 법회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가 나오지 않았으나 일련종 개조인 니치렌(日蓮) 스님이 박해받던 자신을 대신해 죽은 개를 위해 기도를 했다는 전승에서 동물 천도재를 허용한다. 또 소의경전인 〈법화경〉의 내용에 따라 축생도에 있는 동물이라도 그대로 성불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사찰 가운데 반려동물의 천도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거나, 전용 납골당을 운영하는 사찰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쿄시내에 소재한 간오지(感뤾寺)는 13년 전부터 반려동물을 위한 법회와 납골당을 개시했다. 간오지의 주지 나리타 쥰쿄(成田淳싱) 스님은 “연간 사찰에서 접수하는 천도재와 장례법회의 46%가 반려동물을 위한 법회”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불교계에서는 동물의 사후세계와 극락왕생의 여부에 대한 학회와 연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논의가 시작된 정토종 내부에서는 “아미타불의 본원은 중생인 우리가 헤아릴 수 없다. 중생들은 그저 본원을 믿을 뿐, 동물의 왕생여부는 아미타불께서 이끄실 것”이라는 중립적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불교 간의 새로운 대안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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