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硏, 지광국사탑 도록·보고서 발간

지광국사탑의 유리건판 사진들로, 모두 1911년 촬영됐다. 사진 가장 왼쪽은 명동 무라카미 병원의 지광국사탑의 모습. 사진 가운데와 오른쪽은 탑신 남쪽 부분을 촬영한 사진을 확대한 것으로 100년 전 한글 묵서가 확인된다.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시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히는 지광국사탑의 복원·보존 과정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도록과 보고서가 발간됐다. 조사 과정에서는 지광국사탑에 한글 묵서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국보 제101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을 기록한 보고서와 역사적 의의를 사진과 함께 실은 도록을 발간했다122일 밝혔다.

1911년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
탑신에 묵서한글 용례 자료

보존처리·조사연구 등도 수록돼
석조문화재 원형복원 연구 성과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에 세워졌던 고려시대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승탑이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으로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광국사탑은 한국 근현대사를 거치며 많은 피해를 입게 됐다. 국권침탈 직후 1911년 일본인에 의해 국외로 반출됐다가 반환됐다. 한국전쟁 당시 포탄의 피해를 보았고, 10여 차례의 해체와 이건(移建) 과정에서 본래의 모습을 일부 상실한 상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6년부터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를 위해 탑을 해체하고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도록과 보고서는 보존과 조사연구에 대한 과정을 기록한 결과물들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간한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조사연구·보존처리 도록 및 보고서

도록 <고려(高麗) ((), ‘지광국사탑을 보다>는 장엄한 조각과 문양을 통해 밝혀낸 지광국사탑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상징 등을 수록했다. 도록 속에는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이후, 제대로 촬영되지 못했던 탑의 세부와 해체된 부재들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도록에는 한글이 적힌 지광국사탑의 묵서를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탑 복원을 위해 현재 남아있는 몇 장의 유리건판(필름 이전에 사용된 사진 저장물)을 참고하던 중 발견한 이 한글 묵서에는 1911년 이전에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인 긔묘, 여긔서등이 남아 있다. 이 자료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한글의 용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묵서의 판독과 자문을 맡은 최연식 동국대 교수와 허재영 단국대 교수는 묵서로 기록된 간지와 연호를 살펴보면, 1879(긔묘)부터 1905(광무9)까지 기록된 것으로, 원주 법천사 폐사지를 지나던 근방(원주·여주·충주)의 인물들이 지광국사탑에 묵서를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묵서들은 지광국사탑이 원주 법천사지에서 반출되기 전인 1911년 이전에 기록된 것이며 근대 한글의 용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2017년 사업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보존처리·조사연구·학술연구 성과 등을 수록했다. 1957년 수리에 사용된 시멘트에 의한 손상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석했고, 시멘트 제거 이후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3D스캔·3D 프린팅을 활용한 모형제작 등 3D 콘텐츠로 구축한 자료도 담았다.

또한, 지광국사탑 보존·복원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개발한 새로운 무기질 조성물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새롭게 개발한 무기질 조성물은 탑의 결실부를 효율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기존 결합제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유기질 성질을 혼합한 것으로 특허 추진을 계획 중이라며 지광국사탑 보존을 위한 과학적 보존처리와 연구 성과들을 국민에게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와 도록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에도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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