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귀거북·장어 등
생태계 파괴 문제로

뉴질랜드 불자들의 방생활동이 자연생태계를 위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뉴질랜드헤럴드

뉴질랜드 불자들의 방생활동이 자연생태계를 위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질랜드 언론 ‘뉴질랜드헤럴드(nzherald)’는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불자들이 웨스턴스프링스 호수에 거북이를 포함한 살아있는 동물들을 방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오클랜드 평의회 생태환경 자문위원인 이모겐 바셋 박사는 “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은 가장 빨리 퍼지는 동물 중 하나로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자들은 장어와 생선과 같은 도살될 예정인 어류를 식당과 어시장에서 사들여 강과 바다로 풀어주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불교는 동아시아 이민자들에 의해 전파됐으며, 뉴질랜드에서 기독교와 힌두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종교다. 대부분의 방생은 이러한 동아시아 이민자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특히 바셋 박사는 오는 2월 중국의 설 명절이 다가옴에 따라 방류되는 동물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포획된 동물들을 야생으로 방류하는 것은 대부분 위법행위”라며 “붉은귀거북이나 비단잉어 같은 외래어종은 뉴질랜드 토착어종과 취약한 민물 생태계에 스트레스를 주어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스턴스프링스 호수는 뉴질랜드 토종장어와 식물들의 서식지이자 흑조와 같은 새들의 고향이다. 그러나 최근 이 생태지역에 토끼와 수탉 등이 버려지면서 애완동물의 쓰레기장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불자는 “방생을 위해 40~100달러를 주고 애완 거북이를 사서 풀어주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거북이가 장수를 상징하고 선업을 쌓을 수 있다고 믿어 거북이를 자주 산다”고 말했다. 

불자인 헤일리 영은 “식당에서 식용으로 쓰일 대구를 사서 물가에 풀어주며 염불을 한다”며 “물고기 한 마리가 방류되면 죽더라도 그들은 자연에서 죽는다. 이것은 해방을 의미하며, 나는 그들이 다음 생에서 더 나은 삶으로 태어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동물 방생이 야생 동물들에게 의도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비록 그것이 종교적 목적이 있다 할지라도 생태계를 위해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뉴질랜드 당국은 방생활동을 지속적으로 원하는 사람들에게 ‘키위스(Kiwis)’와 같은 멸종위기동물 보호단체와 함께 할 것을 촉구했다.

토니 페르난도 오클랜드 의대교수는 불자들이 다른 방법으로 선업을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불교의 오래된 전통”이라며 “하지만 이들을 방생하는 것보다 가족, 동료를 비롯한 살아있는 생명체들에게 부드러운 친절을 행하는 것이 더 좋은 방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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