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회, 강북장애인福 한방서비스 봉사 현장

강북장애인복지관 개관 때부터 한방서비스 봉사를 해온 나눔회 봉사자들이 뜸을 뜨고 있는 모습.

서울 강북장애인복지관 1층 배움터에 들어선 장애어르신이 익숙한 듯 봉사자들과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주황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은 이곳저곳 혈자리를 잡으면서 아픈 곳은 괜찮아졌는지 물었다. 시술을 마친 뒤 나가는 어르신이 “항상 고마워요. 복 받으세요”라고 인사하자, 나눔회 봉사자들은 “이렇게 추운 날 결석 안 하고 오셔서 우리가 더 고맙습니다!”라며 한 목소리로 외쳤다.

조계종자원봉사단 소속 나눔회(팀장 이권숙)는 1월 16일 강북장애인복지관서 한방서비스 봉사를 진행했다. 나눔회는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조석영)서 개관 때부터 한방 서비스 봉사를 실시했다. 1998년 3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한 강북장애인복지관은 서울 내 성인 장애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번동에 있다.

개관부터 20여 년 정기봉사
신체건강·정서적 지지 도움
“삶 공유하는 각별한 사이”
적은 인원서 오는 어려움도


나눔회 한방서비스는 뜸과 마른 부항 시술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봉사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활동으로 진행된다. 나눔회는 강북장애인복지관서 1, 3주 수요일마다 하루 3시간씩 두 타임으로 나눠 봉사하고 있다. 

이날 유독 추운 날씨 탓에 평소보다 신청자가 적었다. 하지만 평소 나눔회 봉사날만 기다리는 애호가 어르신들의 이름은 어김없이 명단에 적혀 있었다.

김창수(가명·80, 지체장애) 씨는 “알고 지낸지 오래돼서 서로 정이 많이 들었다. 선생님들이 인척 같다”며 “애로사항도 잘 들어주는데 그동안 힘든 내색이나 찡그리는 표정 한 번 못 봤다. 항상 고맙다”고 말했다.

나눔회 비공식 홍보부장으로 불린다는 채익준(가명·78, 지체장애) 씨는 “뜸을 뜨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서 더욱 믿고 맡기게 된다. 복지관 바깥에서도 나눔회 봉사를 추천하고 다닌다”며 “나보다 더 어렵고 한방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와서 받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눔회 봉사자들도 긴 시간 교류해 어르신들을 서로 별명으로 부를 만큼 친해졌다며 웃었다. 

6년차인 김효숙(61) 봉사자는 “봉사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어르신들과 같이 지내고 논다고 생각하며 복지관에 온다”면서 “어르신들은 내 미래 모습이기도 하다. 친구처럼 잘 대해주시는 게 오히려 기분 좋고 고맙다”고 말했다.

꾸준히 봉사를 이어온 나눔회에도 위기는 있었다. 많게는 10명까지 팀을 이뤘지만, 현재 봉사자는 총 4명. 이사를 가거나 개인 사정으로 하나 둘 떠나가 3년 전에는 봉사를 도저히 계속하기 힘들었다. 팀장인 이권숙 봉사자가 꾸준히 인원 충원 요청을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겨우 다른 팀에도 속한 봉사자 둘을 스카우트해서 나눔회는 유지됐다.

16년째 팀장을 맡고 있는 이권숙(60) 봉사자는 나눔회 봉사가 하기 쉬운 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마음만 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계종봉사단 한방팀 1, 2기가 모여 나눔회를 만들었다. 이미 한방팀도 없어지고 기수생은 나 혼자 남았지만 나눔회를 놓을 순 없었다”며 “봉사를 할 때 깨끗하고 편한 일을 골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안타깝다. 자신의 건강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시 왔다가는 이 삶에 어르신 손 한 번 잡아줄 분들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동참을 당부했다.

박미경 강북장애인복지관 복지사(지역옹호팀)는 “묵묵히 긴 시간 봉사를 이어온 나눔회 팀에게 감사하다”며 “장애 판정을 받은 지 오래돼 지역 병원에서도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의 아픈 몸을 만져주면서 함께 삶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용자 어르신들이 계속 한방서비스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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