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종이도 생명이다
[환경칼럼]종이도 생명이다
  • 천미희/한마음선원 부산지원 기획실장
  • 승인 2019.01.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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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치고 하루에 한 번쯤 인쇄를 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또 책을 읽고, 신문을 읽으니 종이 없이 사는 하루를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집에서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들이 하루에도 몇 장씩 그림을 그리고, 관심 있는 곤충이나 희귀 해양 생물을 검색해 수시로 인쇄한다. 

그러니 인쇄용지가 항상 묶음으로 준비되어 있다. 종이가 지천으로 있다 보니 귀한 줄을 몰랐다. 그래서 달력 뒷면이나 이면지 사용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이나 휴지를 낭비한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종이도 생명이야. 나무였어”하고 말해준다. 생명을 워낙 아끼는 아들은 그 말을 들으면 행동을 잘 수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이가 나무라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 우리는 종이를 쓰면서 나무를 생각하지 못한다. 무심한 우리들의 종이 사용으로 지구의 숲 절반 이상이 종이가 되어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다. 이쯤 되면 ‘숲을 찢어 종이를 쓴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1년 동안 소비하는 종이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대서양을 비행기로 왕복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과 같다. 이뿐 아니다. 종이 한 장을 만들려면 머그컵 한 잔의 물이 필요하며 책 한 권을 만들려면 욕조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의 물이 필요하다. 또한 단단한 나무를 잘게 잘라 펄프로 만들고 빳빳한 종이로 만드는 과정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런 이유로 제지 산업은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에 이어 네 번째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이렇게 숲을 훼손하고 많은 물과 에너지를 소비하며 생산된 사무용지들은 전 세계에 있는 3억 대에 육박하는 프린터에서 사용되며 인쇄용지 소비량은 지난 20년 사이 3배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복사지 사용량 29만t이고 그 중 45%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휴지통에 버려지고 있다.  

서울시는 종이가 금처럼 귀하니 지금 바로 종이 절약을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아 ‘지금(now, 紙金)하자’는 종이 절약 실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종이 절약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종이 절약을 위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권장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프린터기 옆에 붙여두고 챙겨봐야 할 항목들로는 인쇄 전 오탈자 확인으로 재인쇄 막기, 꼭 인쇄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양면 인쇄 설정하기 등이다. 또한 휴지 대신 손수건이나 걸레 사용하기, 청구서 메일로 받기, 재생 종이 사용하기, 이면지 공책 만들어 쓰기, 종이컵 대신 개인 컵 사용하기도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천미희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기획실장

인류의 역사에서 종이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인류를 무지에서 구원한 수많은 지식의 보고와 역사는 기록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종이 위에 전승되어온 수많은 정보와 진리의 말씀 덕에 이만큼 진화해 왔다. 인류의 진화와 발전에 기여해 온 종이를 지구의 허파를 갉아 먹는 주범으로 전락시키는 건 종이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종이 절약으로 종이에 대한 예의를 다할 가장 좋은 때,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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