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불논단]새해 ‘불국정토운동’ 펼치자
[현불논단]새해 ‘불국정토운동’ 펼치자
  • 조기룡/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 승인 2019.01.11 14: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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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무술년 한 해를 뒤로 하고 기해년의 웅비를 맞이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 항상 여러 가지 소원과 희망을 그려보지만, 한국불교가 올해를 불국정토운동의 원년으로 삼았으면 한다. 개항기 이후 이웃종교가 선교에 전념해온 데 비하여 한국불교는 포교에 적극적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야 다양할 수 있지만, 한국불교는 해방 이후 비구와 대처 간 분규를 겪으면서 사회운동을 이끌 동력이 부족했던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불교 내부의 혼란이 컸기에 외부 사회를 돌아볼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이 시기 한국 기독교는 서구의 정치적 경제적 지원 하에 사회문제의 해결을 주도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해년 웅비를 맞이한 한국불교
올해를 불국정토운동 원년 삼길

불국정토, 번뇌 굴레 벗어난 세상
불자만의 세상 발원, 여법치 않아
모든 중생 행복·안락한 곳  ‘정토’

민주사회 만드는 시민사회운동과
자리이타의 불국정토 이념 맞닿아
이는 부처님 전법교화행과도 유사
장기적으로 불교정토운동 실천을


그런데 불국정토운동을 펼치기 위해선 불국정토에 대한 여법(如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불국정토(佛國淨土)는 부처님이 사는, 번뇌의 굴레를 벗어난 아주 깨끗한 세상이다. 혹자는 불국정토를 불자로만 가득한 세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불국정토운동은 여법하지 않다. 그런 운동이라면 모든 시민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들겠다는 개신교의 성시화(聖市化) 운동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성시에서는 타종교인은 살 수가 없었다. 장 칼뱅(Jean Calvin)이 지배한 16세기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타종교를 가진 자는 사형에 처했다. 이에 반하여 불국정토는 모든 중생이 이익되고 안락하고 행복한 땅이다. 


이런 불국정토운동은 오늘날에는 시민사회운동으로 발현될 수 있다. 모든 중생이 이익되고 안락하고 행복한 땅을 만들자는 ‘불국정토’의 이념과 시민 각자가 권리의식을 자각하고 계층의 차이를 초월하여 모두가 행복한 민주사회를 만들려는 ‘시민사회운동’의 이념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의 운동이 한국불교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5년 제창되었던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이 그러했다. 당시의 선언문은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이나 실천이 아닌 것이며, 특정계급 및 계층의 이익이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 실천적 종교운동이자 시민사회운동이다.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의 성격은 해방 직후 불교혁신운동이나 불교정화운동과 근본적으로 달랐다. 후자의 운동들이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자기정화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면,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넘어서는 시대적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 시민사회운동이었다. 

오늘날 불국정토운동은 특정 집단의 이익과 입장을 옹호하지 않는 시민사회운동이자 실천적 종교운동이어야 한다. 그 길은 부처님이 모든 중생의 이익과 안락과 행복을 위해 걸었던 전법교화의 길과 다르지 않다.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이제 한국불교는 20여 년 전과는 달리 대내외적으로 안정과 역량을 갖추었다. 물론 출가 승려와 재가신도의 수가 모두 감소하는 어려운 형국도 존재한다. 그럴수록 단기·일시적이 아닌 장기·근본적 해결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러한 종교·사회적 운동이 바로 불국정토운동이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에서 손님을 모으듯이 신도를 모으는 포교방법이 아닌 모든 중생의 고통을 제거하기 위한 전법교화를 고민하는 한국불교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의미에서 아무쪼록 기해년 한 해가 불국정토운동의 원년이 되기를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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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법 2019-01-14 13:55:25
여법한 시각이다. 불국정토는 불자만이 아니라 온 중생이 행복해야 하는 땅이고, 부처님은 그것을 위하여 열반 직전까지 80세의 부서져가는 몸을 이끌고 전법교화의 길을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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