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우리 문화재 수난사 망라하다
아픈 우리 문화재 수난사 망라하다
  • 신성민 기자
  • 승인 2019.01.11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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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등 문화재 수난일지·사찰재산대장 집성 발간
경상북도와 (사)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이 간행한 〈구한말·일제강점기 경상도 지역의 문화재 수난일지〉와 두 기관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경북 사찰재산대장 집성 上〉. 두 책 모두 일제강점기 시기 우리 문화재의 수난을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경상북도와 (사)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이 간행한 〈구한말·일제강점기 경상도 지역의 문화재 수난일지〉와 두 기관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경북 사찰재산대장 집성 上〉. 두 책 모두 일제강점기 시기 우리 문화재의 수난을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문화재가 어떻게 도난·반출되고 훼손됐는지를 알 수 있는 백서들이 발간됐다.

경북도와 (사)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은 최근 〈구한말·일제강점기 경상도 지역의 문화재 수난일지〉(이하 문화재 수난일지)를 발간했다.

1879~1945년 일제강점기 당시
경상도 지역 문화재 피해 정리
경주 불국사 다보탑 돌사자 도난
영주 부석사 조사전 외벽 낙서 등
성보 반출·훼손 경위 파악 가능


〈문화재 수난일지〉는 말 그대로 경상도 지역의 문화재가 어떻게 일제에 의해 도난·반출·훼손됐는지를 시기별로 정리해 놓은 일종의 백서다. 근대 시기의 우리 문화재의 수난사는 1879년부터 1945년까지 반세기 이상이 이어진다. 그 양도 많아 백서가 부록을 포함해 1247쪽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우리 문화재 수난사를 30년 동안 연구한 정규홍 씨는 대표 저자로 참여해 각종 문헌과 신문·잡지·박람회 전시 목록 등을 세밀히 조사하고 수난의 근거로 제시해 역사적 사실들을 확보했다. 

백서에 기록된 첫 불교 성보문화재 수난 기록은 1903년 불국사 다보탑석사자상의 반출이다. 본래 불국사 다보탑석사자상은 4구가 안치돼 있었으나, 현재는 1구밖에 남아있지 않다. 일본의 동양미술사학자인 세키노 타다시는 1902년 4구에 돌사자가 있었음을 증언했으나 다시 찾았던 1909년 2구가 사라졌음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당나라 식의 분황사 석사자와 함께 당시 양식을 대표하는 귀중한 표본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 비교적 완전한 2구는 일본인이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기술했다.

백서는 당시 기록들을 분석해 다보탑의 돌사자상이 1902년 이전 1구가 사라졌고, 남아있던 1~2구는 1903년 일본으로 반출됐고,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박물관으로 팔려가거나, 어떤 1구는 일본 우에노 서양헌 정원에 1935년까지 있었음을 확인했다.

불교문화재 훼손도 이어졌다. 1918년에 일제 총독부는 부석사 조사당과 무량수전을 수리했다. 조사당의 경우 흙벽으로 된 조사당 외벽을 회를 섞어 표면을 고르게 하자 사람들의 낙서판이 돼 버렸다. 무량수전의 경우 심각한 훼손이 있었다. 일제는 수리를 하며 무량수전 외벽에 그려진 벽화들을 모두 노란색으로 칠해버렸고,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귀중한 불교 벽화는 사라지고 말았다.

또한 일본군에 의해 천주사·도성암·낙사암·동암·청곡사·각화사·비로사 등이 방화·소실됐으며, 안국사·청계사 등이 몰소 됐다.

백서에 기록된 수난일지를 따라가다 보면 시대별로 그 유형들을 파악할 수 있다. 초창기에는 일본인의 이주와 함께 문화재 조사들이 이뤄진다. 조사와 발굴들이 진행되며 문화재 도난과 훼손들이 나타나며 일본에 반출되기 시작한다. 반출된 문화재는 일종의 박람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1~1943년에는 일본의 총동원령에 의해 사찰·유림 등에서 불구와 제기 등을 헌납하는 사례로 나타난다.

정규홍 씨는 “구한말 이후 우리가 문화재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서구 열강에서 건너온 선교사나 공사관, 통역관들에 의한 반출이 상당했다”면서 “가장 큰 피해는 개항 이래 한국에 건너온 일본인들에 의한 약탈행위로 이들은 사찰과 사지에 면면히 존속돼 온 불상·석조물들을 무단 방출하고 훼손·변형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경상북도·(사)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경북사찰대장 집성 上〉도 주목할 만 하다. 이는 20세기 전반 개발 사찰에서 정리한 재산대장과 귀중품 목록, 조선총독부 관보에 수록된 재산목록 등을 정리한 것으로 기존 사찰에 어떤 성보문화재가 봉안돼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자료다.

이를 통해 일제 시기부터 한국전쟁 전후·현대에 걸쳐 각 사찰 성보들의 명칭과 수량들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으며, 적요란에 조성연대와 작가가 기록돼 문화재의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최선일 문화재청 감정위원은 “한국 불교문화재는 임진왜란이나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중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책의 발간을 통해 사찰에서 유출되고 도난당한 불교문화재가 한 점이라도 사찰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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