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황금돼지해가 밝았다. 복을 상징하는 돼지와 재물을 의미하는 황금이 만난 만큼 많은 사람들이 2019년 한 해 복덕이 가득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바람은 세간과 출세간, 일반사회와 불교계 역시 다르지 않다.

무술년 묵은해를 돌아보자. 불교계는 사실상 1년 내내 갈등하고 반목했다. 한국불교 현대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조계종 수장의 친자의혹으로 홍역을 앓았다. 사실관계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안이기에 시비를 논할 수는 없으나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만으로 불교계는 지탄을 받았다. 당연한 일이다. 이로 인해 종무행정이 마비되고 연간 사업은 중단됐다. 사회에서 소위 ‘잃어버린 8년’을 외쳤다면 불교계는 1년을 잃은 셈이다.

그래도 첨예했던 갈등을 딛고 불교계는 다시 안정을 찾고 있다. 무술년 막바지에 새 수장이 선출되고, 중단된 사업들이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한국불교 장자종단 조계종은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꾸준히 강조했다. 수많은 종도와 사부대중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그렇기에 “소통과 화합으로 미래불교를 열겠다”고 선언한 조계종에 한 해 동안 이목이 집중될 터다.

어제의 해는 이미 1년 전으로, 그리고 과거로 사라졌다. 그렇게 우리는 늘 그토록 의미를 부여하는 새해 첫 날에 섰다. 물론 어제와 지난해, 과거와의 단절은 아니다. 모든 것이 연기이고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이다. 불교계가 먼저 소통하고 화합하며 사회의 모범이 된다면 이는 곧 사회의 변화로, 시방세계의 정토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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