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학술·문화재 결산

지난 6월 30일 바레인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위원회 회의에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등재 이후 관련 실무진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2018년 무술년 한 해 문화재·학술 분야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문화재 분야에서는 한국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경사들이 많았다.

韓산지 승원, 세계유산 등재 쾌거
‘산사통합관리단’ 설립 향후 과제
불복장작법, 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미륵사지석탑 20년만에 수리 완료
도난 성보문화재 환지본처 이어져

대행선 선양 위한 最大 학술상 제정
14년 소장학자 지원 사업 마무리돼
전법학 산실 불광硏 해산 ‘아쉬움’


韓불교문화, 세계로 세계로
대표적인 것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6월 30일 바레인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 7곳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13개의 세계유산을 갖게 됐으며, 불교 관련 세계 유산은 ‘석굴암·불국사’와 ‘해인사 장경판전’에 이어 3곳으로 늘어났다.

등재 이후 과제도 적지 않다. 산사들의 세계유산 등재 결정과 함께 세계유산위원회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 △산사의 종합정비계획 마련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 △산사 내 건물 신축 시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할 것 등 4가지 사항을 보완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또한, 7곳의 산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산사통합관리단’ 구성 역시 시급히 이뤄져야 할 과제로 남았다.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불복장 작법의 시연 모습. 보유단체는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이다.

불교 유형 유산뿐만 아니라 무형 유산에 대한 관심과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2일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부처님오신날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연등회는 등재신청서를 제출한 후, 사무국의 검토와 평가기구의 심사를 거쳐 2020년 11월에 개최하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불상과 불화 내부에 불교 관련 물목들을 봉안하는 의식인 ‘불복장 작법’이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된 것도 큰 성과다. 불복장 작법은 봉안 의식을 통해 세속적인 가치의 불상·불화에 신앙적 가치를 부여하고 예배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불복장 작법 보유단체로는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회장 경암)’가 인정 예고됐다. 불복장의식보존회는 평생 불복장 작법 전승에 매진해 온 무관·경암·수진·승호·도성 스님이 중심이 돼 지난 2014년 설립됐다.

성보 복원·환수 이어져
성보 복원과 도난 성보 환수도 올해 문화재 분야에서 눈길을 끌었던 이슈들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6월 20일 익산 미륵사지 현장에서 수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의 모습과 조사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일제강점기 최악의 문화재 수리 피해 사례로 손꼽히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1998년 해체 보수가 결정됐으며, 20년간 23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대작불사였다. 

해체를 위해 흉물스럽게 덮여있던 콘크리트 185t을 수작업으로 제거했으며, 이후에는 3D스캐닝을 통한 해체 전후 부재별 형상 정보를 확보하고 석탑의 상태 진단과 구조 해석이 이뤄졌다. 복원은 6층까지 부분복원을 진행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12월까지 가설시설 철거 및 주변 정비를 거쳐 국민에게 공개된다.

도난·유출된 성보들의 환지본처도 이어졌다. 지난 4월 13일 조계종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서 미국 경매를 통해 환수한 운문사 칠성도를 공개했다. 1950~60년대 도난된 것으로 알려진 운문사 칠성도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국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 모니터링 중 칠성도 1점을 발견해 조계종에 알렸고, 종단은 발견된 칠성도의 원 봉안처가 운문사이며, 화승 위상의 작품임을 확인했다. 이후 조계종, 운문사, 정부기관은 경매를 통한 환수를 진행했다.

또한 유사한 형식으로 봉은사 시왕도가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5월 16일 공개 기념 행사가 열렸다.

20년만에 수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 동북면 모습.

시작과 마지막 교차한 학계
‘원효’와 ‘4차산업’이라는 대형 이슈가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불교학계는 교학 등의 연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한마음선원 대행선연구원은 올해 불교학계 최대 규모의 학술상인 ‘묘공학술상’을 제정해 눈길을 끌었다. ‘묘공학술상’은 대상 수상자 1명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우수상 2명에게는 각 700만원의 상금이 수여하며, 공모를 거쳐 내년 7월 대상 수상 논문이 발표된다.

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학술 지원 사업과 연구원도 있었다. 지난 2004년부터 이뤄진 불교소장학자 지원사업은 올해 15회 공모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사)불교학연구지원사업회의 불교소장학자 지원사업은 2023년까지 미출간된 박사논문·번역물들을 총서로 출간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출간이 끝나면 지원사업은 최종 완료된다.

소장학자 지원사업이 종료되면서 젊은 학자들의 활동 영역 하나가 줄었고, 〈열반경 연구〉·〈불교의 중국정복〉 등과 같은 중요한 번역서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전법포교학 정립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불광연구원이 올해를 끝으로 해산하는 것도 불교학계의 큰 손실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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