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연탄나눔’, 한파 이길 ‘溫情’ 되다
자비의 ‘연탄나눔’, 한파 이길 ‘溫情’ 되다
  • 노덕현 기자
  • 승인 2018.12.2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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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아름다운동행, 개미마을 아이연탄맨 전달 현장
홍제동 개미마을 80가구에 연탄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활짝 미소짓고 있다.
홍제동 개미마을 80가구에 연탄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활짝 미소짓고 있다. 사진제공=(재)아름다운동행

“여기 이것 좀 받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스님! 조심히 던지세요!”

“힘드시죠? 같이 나릅시다!”

한파가 몰아친 12월, 홍제동 백사마을에는 자비의 연탄을 다르는 열기로 가득했다. 백사마을 입구 높게 쌓여있는 연탄을 스님들이 한 장 한 장 조심스레 들어 전달한다. 추운 날씨에 연탄을 전달하는 스님들과 불자들의 손과 발은 시렵지만 백사마을 쪽방마다 연탄이 쌓일수록 마음은 따뜻해져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12월 20일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연탄나눔 ‘아이연탄맨’ 행사를 진행했다.

원행 스님 등 100여 봉사자 동참
승속 떠나 연탄 나르며 이야기꽃


개미마을은 총 80가구가 도시가스 혜택도 없이 한겨울을 나는 곳이다. 이들에게 연탄은 일종의 생명줄과 같다. 이날 아름다운동행 측은 이들 가구에 각각 200개씩 총 1만 6000장을 전달하고, 쌀과 라면 등 생필품도 함께 전달했다.

특히 이날 전달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직접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원행 스님은 마치 이날을 기다린 듯 중무장한 채로 행사장에 나타났다. 고무장갑과 모자 등으로 한기를 막은 스님은 여느 봉사자처럼 구슬땀을 흘리며 연탄을 날랐다.

이런 스님들의 열정에 불자들도 동참했다.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종무원, 포교사단, 불교포럼 참가자, 동대 부속고 교사 및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마치 개미집처럼 골목길이 나 있다는 개미마을, 좁은 통로에 일렬로 길게 줄을 지어 선 봉사자들은 서로에게 연탄을 전달하며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눴다. 피어나는 이야기 꽃에 사람들의 입가에는 미소도 함께 피고, 추웠던 바깥 공기는 이내 따뜻해졌다.

원행 스님은 “추운 겨울을 작은 온기라도 전해주고 싶어 이렇게 직접 왔다. 받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새해에는 건강과 함께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이 이루고자 하는 일이 모두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개미마을 주민들을 격려했다.

또 스님은 봉사자들에게도 “힘든 종무활동 중에도 주변의 소외된 계층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내줘 감사하다. 수행과 실천은 함께 가야 한다. 오늘 같은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펼쳐져 불교가 사회를 맑게 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현웅 봉사자는 “날씨가 추웠지만, 연탄을 배달하는 시간이 아닌 마음을 배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불자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탄 전달은 개미마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아름다운동행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올해 연탄 기부가 저조한 상황으로 개미마을이나 쪽방촌의 경우 연탄공급이 부족하다. 또 연탄 가격과 쌀, 라면 등 식자재 가격도 인상돼 저소득 가구의 어려움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200장의 연탄이 집안에 쌓이는 것을 본 김을숙 씨는 직접 전달해주는 봉사자들의 모습에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김 씨는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불교계의 도움으로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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