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화엄경(華嚴經) 2

이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환경인 기세간인 우주법계와 그 곳에서 존재하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세계인 중생세간과 가장 아름다운 행복과 기쁨이 존재하는 우주의 파라다이스인 부처님세계인 지정각세간으로 이루어졌다. 〈화엄경〉은 이곳에서 모든 생성과 소멸을 거치며 공존하며 살아가는 법을 깨달음이라는 답으로 알려주고 있다.

조화와 공존은 모든 인류의 화두다. 우리들이 속해 있는 가정, 직장, 사회, 이웃, 나아가 국가와 국가 간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서로 조화(harmony)를 이뤄 공존(coexistence)하는 것이 나와 더불어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바로 공성(空性)이다. 

공성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물질의 최소단위인 쿼크(quark)와 힉스(higgs)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쿼크를 분해해보면 아주 작은 알갱이들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바로 힉스다. 이 힉스는 물질을 잡아당기는 힘인 중력을 지니고 있지만 물질은 아니다. 그러므로 에너지만 존재하는 이 힉스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존재함을 보일 수 없다. 서로 당기는 중력에 의해 뭉쳤을 때만 존재를 나타낼 수 있다. 우주가 이렇게 작은 기본 입자들로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 몸도 100조나 되는 세포로 존재한다. 힉스가 사라지거나 세포 입자들이 사라지면 물질도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 안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도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졌지만 업력에 의해 윤회하는 것처럼 한 생을 마치고 다음 생을 살아가는 진여 자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진여자체는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더라도 항상 조화와 공존으로 행복해야 한다. 

우리 불자들이 〈화엄경〉으로 수행하려면 먼저 경을 읽거나 써봐야 한다. 조용히 앉아 천천히 소리 내어 읽는 것을 독송(讀誦)이라 한다. 경을 읽는 자신의 소리가 귀로 들려올 때, 소리에 집중하면 부처님이 내게 설법하시는 것처럼 마음이 깨침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점점 더 깊이 독송소리에 집중하면 듣는 성품 자체를 다시 반문하는 단계인 반문문성(反聞聞性)에 오르면 관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어서, 경을 독송하거나, 염불하는 것이 가장 쉽게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한다. 

지금은 ‘화엄경의 시대’이다. 많은 스님들의 번역작업을 통해 어려운 경이 가장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경으로 바뀌어 출현하고 있다. 우리를 만나기 위해 부처님이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셨기 때문에 번역된 〈화엄경〉의 등장은 여래의 출현과 같다. 여래가 세상에 몸을 나투심은 천 개의 태양이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아서 고통이라는 모든 어둠은 사라진다. 부처님의 가피를 원하며 모두 행복하기를 기원한다면 불자들은 모두 〈화엄경〉을 가정에 모시고 읽으며 날마다 정진해야 한다, 화엄수행하는 방법을 3가지로 살펴보면, 

첫째, 매일 ‘세주묘엄품’ 혹은 ‘대방광불화엄경약찬게’를 읽는다. 화엄성중이 정진하는 우리들이 가는 길을 옹호하여 모두 원만 정진할 수 있는 환경을 가꿀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둘째, ‘보현행원품’을 읽는다. 매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발원하며 보현행이란 봉사와 자비의 행을 실천해야 한다.

셋째, 보현행을 위한 십바라밀을 실천하라,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바라밀을 통해 자신을 이롭게 하여 봉사와 정진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갖추고, 방편, 원, 력, 지혜바라밀을 통해 타인을 위해 고난의 순간에도 항상 몸을 바칠 수 있는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처럼 행동하라. 이렇게 수행하면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행을 넘어 오롯이 자리행(自利行)만 남는다. 바로 중생의 안목을 버리고 부처님의 안목으로 살아가게 된다. 

일 년 동안 〈경전산책〉을 통해 독자분들과 부처님의 경전을 통해 멋진 만남을 가졌습니다. 헤어지며 화엄수행을 권하니 늘 행복하시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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