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금 해결 후 원행 스님을 예방한 KTX노조원들.

장기연대 노동장 '복직' 성과
종단 역사기념행사 참여 활발
피해자 치유위한 불교적 고민
향후 대북교류사업 진전 기대

불교계는 올 한 해 사회 분야서 분명한 존재감을 보였다. 역사적 사건의 기념추모행사를 주도하며 희생자들의 아픔을 불교적인 방식으로 보듬는 한편, 정체된 노동인권 문제들이 해결되거나 남북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미해결 과제 해결의 토대를 마련하는 시도가 돋보였다.
 

노동자와 함께한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이하 사노위)는 장기간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다. KTX승무원 노조가 7월 해고자 전원복직을 합의한 데 이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역시 9월, 복직 합의를 타결했다. 사노위는 수년간 노동인권 투쟁을 지지하며 진력해온 사업장의 복직 소식에 함께 기쁨을 나눴다.

그 과정에서 불교계가 주도한 종교계 중재안으로 KTX노조의 환수금 문제를 해결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이에 따라 불교가 노동인권 문제에 앞장서는 종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노위는 미해결·소규모 사업투쟁장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대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한국인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해외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4.3’ 역사 기억
2018년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하는 행보가 돋보였다. 불교계는 관련 기념추모행사에 적극 참여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 불교적 치유 방식을 고민했다.

조계종은 연초 ‘4.3희생자유족회’의 요청에 따라, 제주와 서울 광화문서 열린 4.3사건 추모식 일환으로 영산재를 봉행했다. 또한, 추념기간 전국 교구본사에 추모·위령 현수막을 게재하고 법회를 이어가는 등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제주불교계를 중심으로 불교적인 4.3기억 및 치유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도 있었다. 관음사 4.3 둘레길 조성 계획을 세우고, 관련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전문가들의 활발한 논의과정을 거쳤다.

이는 미처 알려지지 않은 제주불교 피해사실 등을 조명한 데서 그 의미가 있다. 현재 이뤄진 관련 피해 및 유적 조사는 일부에 불과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모위령시설 건립사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재개된 남북불교 대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11년만의 남북고위급회담 등을 계기로 그간 경색 국면의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들어섰다. 국제 정세에 따른 화해의 훈풍이 불교계에도 불어와 남북불교 대화가 3년 만에 재개됐다.

조계종 대북전담기구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이하 민추본)를 중심으로 스님들의 잇단 방북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2015년 10월 금강산 신계사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공동법회 이후 3년만이다.

이와 관련, 추후 불교계 사찰문화재 복원 및 북한 사찰 템플스테이 등을 위한 민간교류 필요성을 환기하며 대북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인 진전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정부에 신계사 템플스테이 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북측에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을 한 만큼 실질적인 사업 준비가 구체화될지 교계 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서 조계종 스님들이 제주4.3 영산재를 진행하는 모습.
금강산 신계사서 주지 진각 스님(왼쪽)과 만난 민추본 본부장 원택 스님(오른쪽).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