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약 20년간 지하철 역사 내에서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포스터로 문화포교를 이어온 비영리단체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가 전국지하철 게시판 교체라는 대대적인 불사에 나섰다.

풍경소리는 1988년 시작된 개신교단체 교통문화선교협의회의 ‘사랑의 편지’에 이어 불교계 문화포교와 시민 문화의식 함양을 위해 조직됐다. 사실상 ‘사랑의 편지’ 후발주자였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방지하철서는 풍경소리가 먼저 정착하는 등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읽을거리로 널리 알려졌다. 2001년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하철 한 량을 한시적으로 빌려 80일간 ‘봉축열차’를 운행하고, 2004년에는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불교문화체험전을 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포교를 이끌었다.

하지만 20년의 세월이 흐르며 과학기술은 급격히 발달했고,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풍경소리 글귀는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이로 인해 후원 또한 줄어들어 20주년을 위한 새 사업을 앞두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매월 교체하는 전국 지하철 게시판 포스터도 자원봉사자 100여 명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있다.

지하철 풍경소리는 출범 당시 불교계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았다.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고산 스님은 풍경소리 사업 설명을 듣고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고 전한다. 지금은 어떠한가. 풍경소리가 겪는 철거 위기 소식에도 잠잠했던 불교계다. 그래도 풍경소리는 내색하지 않은 채 꿋꿋하게 버텨왔다. 이제는 불교계가 소중한 문화포교 방편을 지키기 위해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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