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창립 20주년 맞아 게시판 교체 불사

지하철 풍경소리 포스터 작품이 게재된 역사. 현대불교 자료사진

1999년부터 지하철 역사 내 부처님 법음을 전하며 문화포교 일익을 담당해온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대표 선묵 혜자, 이하 풍경소리)’가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전국 게시판 교체 불사에 나선다. 점차 후원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지역불교계가 이를 함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풍경소리는 1999928일 창립된 비영리 단체로서 전국지하철 및 철도역사 승강장과 대합실에 게시판을 운영하며,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문구와 그림을 대중에 전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 등 지하철 역사에 2200여개의 게시판을 설치, 매달 포스터를 바꿔가며 다양한 가르침을 소개하고 있다.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지하철에 봉축열차를 조성해 80일간 운행하고, 2004년 잠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서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위한 불교문화체험전등을 실시한 바 있다.

6개 도시 2200개 게시판
20년간 낡고 정비 불가피
소요 예산 약 2억원 예상
지역불교계 관심 필요해

역사 게시판 교체 외에도
포교학술회·전시회 예정

풍경소리는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와 전국 게시판 교체 불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역사 내 환경정비에 따른 게시판 표준화를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풍경소리와 사랑의편지 게시판 규격이 달라 이를 통일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풍경소리는 내년 3월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시작으로 2020년 말까지 전국 철도 및 지하철 게시판을 교체하기로 했다. 소요 예산은 약 19000만원이다.

이용성 풍경소리 사무총장은 1212일 기자들과 만나 “20년간 한 가지 게시판 디자인을 사용해왔는데, 서울교통공사에서 게시판 규격 일원화를 알려왔다서울과 수도권에만 현재 1000개가 넘는 게시판이 설치돼 있어 이번 기회에 전국 지하철 게시판을 교체하는 대작불사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풍경소리 후원이 줄어들고 있어 불교계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풍경소리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거액의 후원금보다는 개인, 불교단체, 사찰 등의 크지 않은 후원금으로 운영해왔다. 몇 년 전까지 약 2억 원의 연간 예산을 집행했지만 최근 들어 15000만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게시판 교체를 위한 별도의 목적사업 예산까지 필요해 지역불교계 도움 없이 사업을 전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풍경소리 측은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교통공사가 요청한 게시판 규격 일원화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게시판 일괄 철거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단 점에서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용성 사무총장은 얼마 전 광주에서 게시판을 철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 열리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맞춘 지하철 환경정비가 이유였다면서 그 즉시 광주에 내려가 게시판 규격 일원화 사업을 설명하며 공사 측을 겨우 설득할 수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지하철 내 풍경소리 게시판은 오래 전부터 곳곳에서 철거 위기를 겪었다. 2014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지하철서 시설물 정비를 이유로 철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회장 성안) 도움을 바탕으로 4년 만에 인천지하철 1·2호선 40개 역에 80개의 게시판을 다시 설치하게 됐다. 이에 전국 지하철 게시판 교체를 위해 지역사암연합회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성 사무총장은 지하철이 대도시에 존재하고, 대도시에는 지역사암연합회가 각 지역에서 높은 공신력을 갖기 때문에 풍경소리 게시판 교체에 힘을 실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지하철역에서 대중이 잠시나마 마음을 위로받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불교계가 관심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풍경소리는 전국지하철 게시판 교체와 함께 내년도 하반기에 20주년 연수회(7), 기념식(9), 도심 대중공간 포교 학술회(10), 20주년 기념 풍경소리 작품전시회(연중) 등을 계획하고 있다. (02)736-5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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