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儒 교류·의승장 고뇌 담은 고승 詩文들

조선시대 고승들의 삶과 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문집 한글본이 잇달아 발간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사업단(이하 ABC사업단)한국불교전서 한글화 사업의 일환으로 <운곡집·허백집>을 간행했다1212일 밝혔다.

조선 시승 운곡과 유생 교유
승병장 허백 시세계 확인돼

조선 중기 고승인 충휘 선사
(?-1613)의 시집인 <운곡집(雲谷集)>과 같은 시기의 고승 허백당 명조(1593~1661)의 시문집인 <허백집(虛白集)>을 한 권으로 엮은 이번 한글본 발간은 한국불교전서 한글본 역주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들 문집은 고승들의 시세계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충희 선사의 <운곡집>에 대해 ABC사업단은 “170여 수밖에 안 되는 적은 분량의 시집이지만, 한 시대 지식인들의 교류 상을 엿보기에는 좋은 자료라면서 유교를 국시로 삼은 사회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지식인들이 공부 높은 승려들과 격의 없이 교유했던 사실을 시로써 보여주는 것으로 그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묘호란 전후 의승장으로 크게 활약한 고승 허백당 명조 선사의 <허백집>은 전란과 관련된 참상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ABC사업단은 책의 내용에는 선사의 행적과 더불어 시문을 통해 선사의 선교관禪敎觀과 의승장으로서의 기개를 엿볼 수 있다명조 선사는 사찰과 명승지를 유람하며 많은 시를 남겼으며, 선후배 스님들과 주고받은 시 및 유생들과의 교분관계를 보여주는 시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책의 서문에는 불교사상 선사의 법맥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이를 통해 석옥 청홍(1272~1352)부터 명조 선사에 이르기까지의 계통을 명백하게 기술한 점은 시문 이상의 주목할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ABC사업단의 한국불교전서 한글본 역주 사업은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총 324종에 달하는 불교저서를 집대성한 한문불전 한국불교전서’(14)를 한글화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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