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戒)·정(定)·혜(慧)의 삼학은 초기·부파·대승불교 문헌들 및 율장 등에서 하나의 수행의 덕목으로서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 붓다는 삼학에 대해서 초기불전인 <대반열반경>에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실로 세존께서는 왕사성 기자굴산에 계셨다. 그곳에서 비구들에게 몇 번이고 다음과 같은 법화만을 설하셨다. ‘이와 같은 것이 계이다. 이와 같은 것이 정이다. 이와 같은 것이 혜이다. 계를 원만히 수행한 정은 큰 과보와 큰 공덕이 있다. 정을 원만히 수행한 혜는 큰 과보와 큰 공덕이 있다. 혜를 원만히 수행한 마음은 모든 번뇌로부터, 즉 욕루(欲漏)·유루(有漏)·견루(見漏)·무명루(無明漏)로부터 완전히 해탈하게 된다.” 
 

삼학, 불교 수행 덕목으로 언급
팔정도와 연결돼 실천수행 가능
계·정·혜로 수행하면 깨달음 얻어

한국불교는 계·정·혜 어느 부분을 
중심으로 수행이 이뤄지고 있는가

조계종 기본교육서 계율학 배우지만
현재 한국불교엔 ‘계’ 결여돼 있어
율장에 의한 청정승가가 바로 서길 


삼학의 계·정·혜를 전후의 순서에 의해 점진적(漸進的)이고 직선적(直線的)으로 수행하게 되면 번뇌를 소멸하게 되어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고 설하고 있다. 

그리고 삼학의 수행덕목은 불교에만 있고 외도(外道)들에게는 없음을 대승 유식학파의 논서인 <유가론>에서는 “이 삼학은 성스러운 가르침(부처님의 가르침)에만 있다. 삼학은 외도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불교에만 있는 삼학을 수행자들은 하나의 바른 수행방법으로서 꾸준히 정진할 것을 <잡아함경> 중의 <학경(學經)>에서 붓다는 “삼학을 구족하면, 그것은 비구의 정행(正行)이다. 따라서 계·정·혜의 3가지 법을 꾸준히 닦아야한다”고 권한다.  
붓다는 삼학의 계·정·혜를 설함과 함께 초전법륜에서 설하신 팔정도 수행과 접목하여 ‘계’는 정어·정업·정명, ‘정’은·정념·정정, 그리고 혜는 정견·정사유·정정진의 실천수행으로 각각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시대별 불전들에서는 계·정·혜의 삼학에 대해서 의의, 순서, 수행과정, 수행결과 등에 대해서 다양하게 체계적이며,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 불전들의 내용과 같이 작금의 한국불교와 승가에 있어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붓다가 설한 계·정·혜의 삼학 순서에 의해 교학 지도와 수행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리고 ‘계·정·혜의 어느 부분을 중심으로 수행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다. 

붓다가 설한 시간 중에서 업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과거·미래·현재, 즉 ‘현재 속에 과거와 미래가 들어 있다’는 시간에 의하면 앞의 의문은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에서 2강좌에 걸쳐 계율학이 강의되고, 그리고 9개의 율원(비구 7, 비구니 2)에서 붓다의 계율정신을 계승하여 율사로서 수행과 청정승가를 위하여 정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와 승가의 현재 시간 중에는 계·정·혜 삼학 중에서 첫 번째인 ‘계’가 결여되어 있다. 

이것은 사회에서 불교에 대한 신뢰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해 발표된 불자 수 761만 명이 간접적으로 나마 답을 대신하고 있다. 

 최종남 중앙승가대 교수

2018년 무술년은 불교계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이와 같은 다사다난이 자량의 힘이 되어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취임과 함께 계·정·혜 삼학의 순서에 의한 교학 연찬과 수행, 그리고 율장과 청규에 의한 청정승가와 교단이 여법하게 여일하기를 불교학자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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