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지혜로운여성 이사장 단독 취임 강행

김외숙 지혜로운여성 이사장이 취임식에서 불교여성개발원과 지혜로운여성이 함께 새겨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그동안 겸직 관례와 함께 불교여성개발원과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은 운영 상에서 불가분의 관계로 있었다.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이 그동안 개발원장과 사단법인 이사장의 겸직 관례를 깨고, 사단법인 이사장 취임을 단독으로 추진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불교여성개발원은 11월 27일 불교여성개발원 교육관에서 노숙령 불교여성개발원 원장 이임식 및 김외숙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 이사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부적격 이사회서 후보 추천
포교원장 임명 거부에 반발
사단법인 이사장 단독 취임
개발원 제도개선 목소리 높아
12월 3일 공개간담회 귀추 주목

조계종 포교원이 설립한 불교여성개발원은 당연직 이사장을 포교원장으로 하는 포교단체다. 불교여성개발원은 사전보고 미비 등을 사유로 이사장인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이사회 연기통보에도 10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11월 5일 김외숙 수석부원장을 단독후보로 상위기관인 포교원에 추천했다.

조계종 포교원이 신임 개발원장 후보 선출과정의 문제와 후보자격 문제로 개발원장 임명을 거부하자 사단법인 이사장의 단독 취임을 강행했다.

조계종 포교원은 취임식 직전인 11월 26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불교여성개발원이 연기통보한 이사회서 개발원장을 추천한데 이어 원장 임명이 거부되자 그동안 개발원장이 겸직하던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 이사장 취임을 강행하고 있다”며 “불교여성개발원 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혜로운여성 이사장을 별도로 선출한 것은 포교원과의 갈등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선출 절차 문제로 임명 거부

불교여성개발원이 이사장이 연기통보한 이사회에서 추천된 개발원장 후보는 김외숙 불교여성개발원 수석부원장이다.

노숙령 개발원장은 “앞서 열린 지혜로운여성 이사회에서 김외숙 여성개발원 수석부원장을 단독추천, 불교여성개발원 이사회에서 후보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 이사회는 정관상 포교단체인 불교여성개발원 원장 추천 권한이 없다. 불교여성개발원 원장은 불교여성개발원 이사회의 추천으로 이사장이 임면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조정숙 사무국장은 “지혜로운여성 이사장은 지혜로운여성 이사회서, 여성개발원 원장 후보는 여성개발원 이사회서 선출했다”고 다시 답했다. 

포교원 측은 절차상의 문제와 함께 지혜로운여성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외숙 수석부원장의 개발원장 후보 자격에도 문제제기를 했다. 김 수석부원장은 조계종 총무원장과 포교원장, 교육원장 등 3원장 퇴진을 기치로 건 8월 전국승려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숙령 개발원장은 “뒤늦게 파악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발언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3원장 퇴진 반대 집회 참여를 이유로 기관장 임명을 반대하는 것은 일종의 블랙리스트”라고 말했다.

포교원 측은 “상식적으로라도 종단을 부정하는 집회에 참석한 자를 포교원장이 산하 포교단체의 장으로 임명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2배수 추천, 이사회 연기 등 요청에도 관례를 깨가면서 사단법인 이사장 취임을 강행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깨진 겸임 관례, 문제는 없나?

불교여성개발원은 개발원장 임기만료 후 포교원장이 임명 거부한 김외숙 수석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현 사태에 대해 조계종 포교원은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일정수준의 문제를 확인한 상태다. 실제 불교여성개발원 이사의 경우 조계종 신도등록을 필한 자로 규정하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한 이사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교원 측은 “개발원 정관상 이사 요건으로 조계종 신도등록을 필한자로 규정하지만 신도등록을 하지 않은 이사가 다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의 경우 정관상 이사 자격에 조계종 신도 등의 자격요건이 없다. 불교여성개발원 정관상 부설 사단법인인 지혜로운여성에 대한 지도 감독을 명시하고 있지만 사단법인 특성상 인적 구성에 따라 별개로 운영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외숙 지혜로운여성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그동안 불교여성개발원과 겸직으로 지혜로운여성이 주목받지 못했는데, 오히려 기회”라고 밝혔다.

포교원 산하 포교단체인 불교여성개발원과 동등한 포교단체인 불교상담개발원의 경우 사단법인 자비의전화를 구성했다. 불교상담개발원의 경우 정관에 자비의전화 대표이사 겸직이 명시돼있다.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지혜로운여성의 경우 공익 역할을 맡아 불교 색채가 옅다. 수장을 서로 겸직하는 관례는 연결고리를 그나마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상위기관 정관 내 일정부분 명문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여성개발원은 “28일 포교원에서 공개간담회를 통해 대화시간을 갖자는 요청이 와 12월 3일 오후 2시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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