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대원사·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

대원사는 부산 영도에 위치한 범어사 말사이다. 1981년 범어사 포교원으로 등록 되었으며 지금 現 주지 담화림 스님이 2014년 8월 부임했다. 이후 2015년 11월 관세음보살을 봉안하고 선재들의 도량이 될 것을 선언했다. 2015년 12월 단원 45명으로 창단을 알린 후 정기 공연 및 연합 무대로 포교에 앞장서고 있으며 어린이 포교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어린이 포교 원력 불사
2014년 담화림 스님 주지 부임
2015년 어린이합창단 창단
아이들이 어머니 사찰로 이끌어
11월 제3회 합창단 정기공연서
육법공양 의례집 신곡 발표
전국 사찰에 보급 계획
사찰 의례에 널리 사용되길

수월관음도 한 쪽 구석엔 선재동자가 있다. 선재 동자는 구법의 길을 나서 53 선지식과 보현보살을 만난 후 아미타정토에 왕생한다. 수월관음도의 한 쪽에 선재동자가 그려져 있는 것처럼 선재들로 가득한 도량이 있다. 그들이선재인 이유는 그들이 불연의 씨앗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 선재의 이름으로 불연을 넓히고 포교의 전범을 만들어가고 있는 도량의 이름은 부산 영도 대원사다. 그리고 그 도량의 선재 들은 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 단원 어린이들이다. 그들은 단순히 선재라는 이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수월관음도의 선재동자처럼 도량의 곳곳을 채우고 있는 오늘날의 선재들이다. 선재들의 향기 가득한 부산 영도 대원사 대원선재어린합창단의 구법여행 이다.

선재들의 합창음성공양으로 세상 밝혀

1124일 부산 영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는육법공양을 주제로 대원사 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이하 합창단)의 정기공연3회 선재들의 구법행 2562’가 열렸다. 부처님께 향, , , 과일, , 꽃이 차례로 올라가자 합창단은 맑은 음성으로 육법 공양의 의미를 담은 노래를 공양했고, 대중들은 합장으로 답했다.

일체 중생 모든 악업 그 향기로 씻어내어 해탈열반을 이루게 하소서, 대원으로 심지삼고 자비로 기름 삼아서 반야등불 법계를 환희 비쳐라

중생을 향한 선재들의 맑은 기도가 화음에 담겨 성성하게 울려 퍼졌다. 육법공양과 축원까지 장장 40분 동안 쉼 없이 진행된 어린 선재들의 무대였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엄한 의례로 평가 됐다. 처음 발표된 신곡이었고 주지 담화림 스님이 25년 간 꿈꿔온 불사였다.

11월 24일 부산영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선재들의 구법행 2562' 모습. 육법공양을 주제로 신곡을 발표했다

범어사로 출가한 스님은 개산대재에 처음 참석했을 때 개산조인 의상대사 영정에 다인들이 육법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보며 마당에 서있는 합창단을 보았다. 그리고 합창단의 음악이 함께하면 더욱 환희심이 솟고 더욱 멋진 의례가 될 것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올해 종덕품계를 받은 스님은 회향의 마음을 담아 특별한 공양을 준비했다.

나를 지금까지 키워주신 부처님과 스승님들 그리고 공양 후원하며 이끌어 주신 시주 시은에 감사하며 공양 올리고자 준비한 음성공양 불사입니다

스님은 이번에 발표한 육법공양을 의례찬불가라고 설명했다. 그대로 불교의례에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대원사 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의 합창 발표용이 아닌 것이다. 한국에 있는 모든 사찰에서 육법공양을 할 때, 헌공물에 맞춘 노래를 각각 부를 수 있어 의례를 더욱 장엄하게 할 수 있다. 음원으로 제작해 녹음까지 마쳐 필요로 하는 모든 사찰에 제공할 계획이다.

전통의례전승원 원장이신 정오 스님의 포항 천곡사 예경집 헌공 의식을 참고했습니다. 편역하면서 정법계진언부터 육법공양 마지막보공양진언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축원으로 의례를 모두 담았습니다.”

담화림 스님은 무엇보다 불교 의례에 대한 중요도를 높이 평가했다. 스님은 15년 동안 행자를 교육하는 구족계 습의사로 활동했다. 먹고 자고 입는 의식주 기본 행위를 교육하며 여법한 불교 의례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왔다. 이 모든 고민과 발원이 모여 매년 합창단 발표에서 빛을 발하는 장엄한 기획력을 보여주었다.

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이 공연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달라진 포교, 달라진 대원사
합창단 창단으로젊은 대원사
창단 3, 80여 어린이 수계
매년선재들의 구법행정기공연
합창단, 어린이포교 전범으로
기타반해금반다도반 등 개설
청소년 사찰로 이끄는 계기 마련
선재불사로 신행의 새로운 모델
어머니해련합창단도 창단
아이들 자신감 얻고 인격형성

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 탄생과 달라진 대원사

합창 무대가 열리기 전 1110일 대원사 대원선재 어린이합창단 연습실을 찾았다. 영도 봉래산 자락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대원사는 다닥다닥 붙은 집들과 가게들 사이에 있었다. 어디선가 아이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노래 소리를 따라 찾아간 작은 방에는30여 명의 아이들이 한창 합창 연습을 하고 있었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신도 한 분이 여기가 비록 15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연습실이지만 한국불교의 미래인 어린이 불자가 무럭무럭 자라고, 어린이 포교의 산실이 되어가고 있는, 작지만 큰 도량이죠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한 소절 한 소절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옆방에 모인 어머니들이었다. 합창단 어린이들의 어머니들이었다. 잠시 후 오전 연습이 끝나자 옆방에 모여 있던 어머니들은 일제히 앞치마를 두르고 공양간으로 향했다. ‘젊은 엄마들은 각자가 공양주라는 마음 가짐으로 합창단 아이들과 대중들의 점심공양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앞치마를 매는 것조차 어색했어요.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싶었죠.”

봉사를 처음 해보는 어머니들은 처음엔 어색했다고했다. 어머니들 대부분이 절에 다닌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합창단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들 대부분은 3년 전 합창단이 창단될 때 아이들을 합창단에 보내면서 아이들을 따라왔다가 불교에 귀의하게 됐다. 이제는 모두 조계종신도로 등록한 어엿한불자’, 아니 그 이상이다. 그들이 그렇게 불자가 되기까지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불연이 컸으며, 각자의 남다른 신행이 있었다. 3년 동안 그들은 절하는 법부터 합장까지 기초적인 습의를 열심히 배웠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동안 익숙해져 있는 그 동안의 개인적인 생활 습관과 마음가짐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어머니 가운데 문영아(45) 씨는처음 보다는 절생활에 많이 익숙해졌고 맡은 역할을 나름대로 해나가는 제 모습을 보며 기다려준 다른 신도들과 절 대중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처음엔 일반 음악학원처럼 생각했어요. 아이들을 절에 보내면 끝이라고 생각했죠. 엄마들이 특별히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절에 왔는데, 아이들 식사부터 간식 등 소소하게 챙겨야 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 일을 다른 신도분들이 자기 일처럼 해 주시더라고요. 같은 불제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아이를 자기 아이처럼 생각하고 돌봐주시는 모습을 보았고, 저도 모르는 사이 어느 새 저도 앞치마를 둘렀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니 제 몸도 마음도 부처님 가까이 가 있더라고요.”

그들은 기존에 있었던 노보살님들과 스님께 자신들의 마음이 준비될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고했다. 처음엔 적응도 안됐고 봉사를 하기엔 자신이 대원사 신도라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80여 명 어린이 모두가 계를 받았고, 어머니들은 3살 된 아이까지 조계종 신도로 등록할 만큼 불심 깊은 불자들이다.

그래서 요즘대원사이름 앞에는 ‘YOUNG(젊음)’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어린이 신도가 어른보다 많다. 3년 만에 벌어진 변화다. 그리고 합창단은 전국의 불교계 어린이 합창단의 모범이 되어가고 있다.

대원사는 몇 년 전만해도 신도의 평균 연령이 60대를 훌쩍 넘는 노보살의 기도처였다. 오랫 동 안 피란민의 안식처였고 기도처로서 역할을 해왔다. 1981년 범어사 포교원으로 등록됐지만 당시는 작은 천막에 초가집 규모로, 지금의 형태를 갖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범어사 스님들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하나 둘 요사채와 법당이 늘었고,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은 공양간 및 요사채가 있는 작은 건물과 대웅전과 합창단 연습실, 대원문화원등 총 3건물로 도량을 넓혔다.

현 주지인 담화림 스님은 20148월에 부임했다. 스님은 201511월 관세음보살을 봉안하면서 대원사를 선재들의 도량으로 일구겠다고 서원했다. 스님은 수월관음도의 선재동자가 있듯이 도량에 살아 있는 선재동자를 모시겠다고 서원했고, 그 실천으로 합창단을 조직했다. 신도 중엔 아이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지만 스님은 201512월 자신의 원력을 알리고 1년 만에 45명의 단원을 모집했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1610월 창단, 영도문화예술회관 대극장서 창단 연주회를 개최해 선재불사의 시작을 알렸다.

해금반 연습 모습.

어린이 포교의 전범이 되다

당시 사찰 내 어린이 합창단은 생소한 포교였다. 어린이 합창단은 규모 있는 사찰에서 운영할 수 있는 전유물 정도였다. 아울러 전국 사찰에는 어린이 법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고 문제를 극복할 방안은 보이지 않는 어린이 포교의 암울한 시기였다.

담화림 스님은 과감하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엔 연습실조차 없어 합창단에게 자신의 방을 연습실로 내어주며 문화원으로 사용하게 했고 자신은 종무소에서 잠을 자고 생활했다. 아이들에겐 화려한 단복을 마련해 입히고 절을 찾아올 때는 법복을 새롭게 선물했다.

스님의 원력불사에 모든 신도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십시일반 보시하고 어린이를 위한 도량으로 거듭나길 함께 발원했다.

합창단 어린이들의 어머니들은 스님과 신도들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다송구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철이 신도회장은 작은 도량이 전국 어린이 포교에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면서 스님의 원력에 고개가 숙여졌다. 전액 사찰에서 후원하고 있다. 활기찬 우리 도량의 변화가 반갑고, 커가는 불사를 바라보는 것이 즐거울 뿐이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처음 창단 발표회를 시작으로 매년 2회 정기 발표회와 연합 합창단 공연 무대 및 각종 무대에 올랐다.

20171월 조직된천진불어린이 합창단연합회가 을숙도문화회관대공연장에서 제1회 천진불어린이연합합창제 새처럼 날아라 별처럼 빛나라를 개최했을 때, 제주 약천사의 리틀붓다어린이합창단’, 함양 서암정사 상림어린이합창단’, 부산 관음사 단이슬어린이합창단과 함께 참여했다. 어린이 합창단이 처음 연합공연을 가지면서 어린이 합창단이 널리 알려졌고 어린이 포교의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이후 1년 사이 부산 대광명사, 혜원정사, 안국선원 교육관, 대구 동화사 등 어린이 합창단이 창단됐고 어린이 포교에 활기를 더했다.

2015년 창단된 대원선재어린이합창단은 매년 정기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공연 모습.

대원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합창단에 이어 기타반, 해금반, 다도반, 댄스반도 만들어 합창단을 졸업한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을 열었고 어머니들을 위한 대원 해련(海蓮)합창단도 창단했다.

합창단 아이들은무엇보다 절에서 친구를 만나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천진불다운 대답을 했다. 친구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즐겁다고 했다.

김채은 학생(태종대중 1)“2년 동안 합창을 하고 졸업 후 지금은 기타를 배우고 있다대원사 오기 전엔 절은 무섭고 딱딱한 곳 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너무 즐거운 곳이다. 친구들과 함께 주말에 만나 악기도 연주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민서 학생(중리초5)대원사 외에는 절에 가본 적이 없는데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하니 무엇보다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자모들은 주말에 아이들이 핸드폰과 TV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푸는 돌파구가 되고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고명애(44) 어머니는아이들이 처음엔 사람들과 눈도 못 마주치고 쑥스러움이 많았는데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관중이 많은 무대에서도 떨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합창단 활동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영지(40) 어머니는무대에서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해금을 배우면서 지난 해 열린 울산국악 경연대회에서 상도 받았다재능도 찾고 사찰에서 음악을 하며 얻은 지구력과 집중력이 학교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 가사를 외우니 암기능력도 향상되고 좋은 영향이 많다. 이 모든 기회를 준 대원사 신도와 스님께 감사 한다고답했다.

담화림 스님은 매년 정기 공연마다 제목을선재들의 구법행이라고 적는다. 살아있는 문수 선재 동자를 꿈꾸며 시작한 일이다. 스님은 합창 무대를 단순한 음악대회가 아니라 선재들의 구법여행으로 생각한다. 합창 연습과 봉사활동이 만만치 않지만 그 가운데서 얻어지는 것들이 깨달음의 노래가 된다는 것이다.

합창은 화음을 맞추는 일이다. 화음의 세계는 높은 음과 낮은 음으로 각자의 파트를 연습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곡으로 완성된다. 화음을 맞추기 위한 일은 서로의 소리를 잘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파트를 완벽하게 이뤄낼 때 화음의 세상은 완성된다. 피아노 반주자부터 지휘자 그리고 합창단 모두가 하나가 되고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 합창이다. 합창의 의미처럼 대원사는 선재들을 중심으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부처님 세상이 될 것이다.

다도반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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