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왜 통일을 해야 하나요/법륜 스님 지음/정토출판/1만 2천원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로 잘 알려진 유튜브 스타이자, 행복을 전파하고 다니는 행복전도사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평화운동가, 통일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을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시기 한국 정부가 평화와 교류, 통일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일 때도 스님은 끊임없이 평화와 통일을 외쳐왔다. 1998년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 주변의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을 멈추지 않았고 탈북자 지원에도 앞장섰다. 또한 화해와 평화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를 만나고 관계자들을 설득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과 시간의 산물이며, 직접적으로는 탈북민, 그리고 스님이 조직한 통일의병을 대상으로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올해 우리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 분단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를 목격하였다. 훗날 역사는 올해의 사건들을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남북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나는 장면이나 은둔의 북한 최고 지도자가 최초로 남한 땅을 밟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격과 흥분을 안겨주었다. 이제 드디어 길고 긴 휴전이 끝나고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올 수도 있겠구나, 막연하지만 언젠가는 통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과 기대를 가슴에 품게 되는 사건이었다.

평화 전문가들, 탈북민 등과 나눈 기록
저자, “도약 원한다면 통일밖에 없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걱정과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과는 이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닐까. 한 핏줄, 한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체제도 다르고 국민정서도 다르고 경제적 격차도 이렇게 큰데 어디까지 교류할 수 있을까, 괜히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닐까. 이쯤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새삼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 스님은 말한다. 통일 없이 대한민국의 업그레이드는 없다고. 우리나라는 분단 상태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쭉 성장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정책만 바꾸면, 기업만 잘하면, 이 시기만 지나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모방 압축성장은 이미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 경제는 장기침체에 들어와 있으며 사회와 개인 모두 전반적 무기력에 빠져있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이어진 안보불안과 전쟁위협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를 갈등과 공포로 몰아넣어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발전은커녕 내일의 안녕을 말할 수도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우리는 경험했다.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얻고 답답하게 억눌린 우리의 기상을 살리기 위한 선택지는 평화, 그리고 통일 밖에는 없다. 무턱대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외치는 게 아니다. 책에는 왜 통일이 우리의 길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북한과 어떻게 함께 가야 할지 정치·경제·국제관계·사회·역사·문화 측면에서 충실히 설명돼 있다. 현재 국제관계에 대한 분석이나 다른 나라의 외교사례를 읽어보면 막연히 통일하면 손해 아냐, 라고 했던 생각이 얼마나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저자 법륜 스님.

법륜 스님은 책 속에서 말한다. “남한 중심의 평화 통일 방법은 하나입니다. 북한주민들이 스스로 남한과 합치자고 하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남한 중심이 되고 평화적 방식으로 가능하려면 북한 주민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남쪽으로 기울어져야 하죠. 북한이 남한과 합치자고 스스로 선택하면 평화적인 통일은 가능해요.”

▲저자 법륜 스님은?
메마른 세상에 평화와 행복 메시지를 전하는 수행자이자 제 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전환을 실현해가는 사상가다. 특히 현대인들의 불안과 소외감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쉽고 명쾌한 즉문즉설(卽問卽說)로 사람들에게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전한다. 또 개인의 행복과 사회문제는 결코 둘로 나누어 볼 수 없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환경·구호·평화통일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라몬 막사이사이상(국제평화와 이해 부문), 2007년 민족화해상, 2011년 포스코 청암상(봉사 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스님의 주례사〉 〈엄마 수업〉 〈방황해도 괜찮아〉 〈법륜 스님의 행복〉 〈야단법석〉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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