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 도와주는 토끼들에 보은 의미 담아

사도시 쵸코쿠지에 건립된 토끼관음상과 야간에 점등된 모습. 사진출처=이로이로뉴스

일본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시에 특별한 불상이 조성됐다. 지난 11월 15일 일본의 인터넷 매체 ‘이로이로뉴스’는 사도시 쵸코쿠지(長谷寺)는 높이 6m의 ‘토끼 관음상’을 특별 보도했다.

쵸코쿠지는 807년 세워진 천년고찰. 경내에 모란과 철쭉, 민들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꽃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쵸코쿠지는 지난 2006년부터 제초제를 사용해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화초는 물론 참배자들과 경내환경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고 판단해 제초제 사용을 중지했다. 이와 함께 대체방안으로 “토끼들을 경내에 방사해 잡초를 먹게 하는 ‘토끼 제초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경내에는 약 140마리의 토끼가 살고 있다.

토끼 관음상은 그간 경내 환경보호에 공헌한 토끼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조성됐다. 좌대를 포함해 높이 6m, 하얀 석영석으로 조성된 거대한 토끼석상의 가슴에는 쵸코쿠지의 본존 11면 관세음보살의 얼굴이 부조로 새겨졌다. 토끼의 눈에는 붉은색 발광다이오드를 설치, 밤에는 토끼의 눈처럼 붉게 빛난다.

쵸코쿠지의 주지 토미타 호겐 스님은 “토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조성했다. 토끼들이 절을 지키기 위해 힘써주는 만큼 관세음보살님께서 토끼들을 지켜달라는 뜻에서 토끼의 몸에 관세음보살님의 얼굴을 새겼다”고 조성 의의를 밝혔다. 또 호겐 스님은 “토끼 관음상을 일부러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으로 조성했다, 앞으로 싱가폴의 머라이언(Merlion)과 같이 사도시의 심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토끼관음상의 뉴스를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토끼를 위해 관음상을 조성했다는 점이 귀엽다” “반드시 보러 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야간에 붉은색 눈이 켜진 사진에 대해서는 “밤에 눈이 붉게 빛나서 무섭다” “마치 게임 속 악당 캐릭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여 낮과 밤의 두 가지 캐릭터가 공존하는 점에 호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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