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현 타이마데라, 서탑 상륜부에서 발견

타이마데라 서탑 상륜부에서 발견된 삼중 사리장엄구. 사진출처=산케이뉴스

일본 나라현에 소재한 타이마데라(612년 창건)에서 일본 최고(最古)로 추정되는 사리장엄구가 발견됐다. 11월 15일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의 일본 현지 언론들은 “현재까지 일본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 중 가장 오래된 연대의 유물”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타이마데라·나라국립박물관·나라현교육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타이마데라의 서탑(西榻) 상륜부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7세기 후반 하쿠호(白鳳時代)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리장엄구는 지난 7월 서탑 보수공사 중에 발견됐다.

7세기말 조성한 것으로 추정
동제 외함에 3중으로 담겨져
10세기 이후 사료들도 발견
“창건당시 건축구조도 짐작”


사리장엄구는 깊이 17㎝가량의 동제 외함에 담겨있었으며, 각각 다른 크기로 금, 은, 금동제의 사리함이 3중으로 담겨있었다. 가장 안쪽에 담겨있는 사리호는 80%의 순금과 20% 순은을 합금해 높이 1.2㎝의 크기로 조성, 안에서 투명한 사리가 발견됐다.

사리구와 함께 외함 내부에서는 수정구슬과 10세기경의 동전, 12세기에서 17세기까지 다양한 연대의 문서와 사경 등 탑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들도 발견됐다.

나라국립박물관은 “가장 마지막에 이루어진 서탑의 보수는 약 1914년이다, 당시 조사에서도 사리장엄구를 발견했으나 시대를 밝히진 못했다”며 기록에 남은 사리장엄구가 이번에 발견된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리장엄구의 양식에 대해서는 “금, 은, 동의 삼중 사리구는 석가모니가 입적한 후 법구를 금, 은, 동으로 만든 삼중관에 안치했다는 이야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삼중 사리구를 탑에 봉안한 것은 하쿠호 시대 다른 탑에서도 발견된다”고 전했다.

조사에 참여한 일본불교미술사의 권위자 세키네 이치 나라대 교수는 “화려한 장식 없이 소박한 조형미를 강조한 당시 사리구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제 사리호와 은제 사리구의 뚜껑이 “은과 납을 합금해 땜질을 하는 은납 접착을 사용했다”며 불교미술사에서 매우 보기 드문 귀중한 사례라고 밝혔다.

또 서탑 보수공사책임자인 야마시타 히데키 니라현 문화재보존 사무국 주임은 “하쿠호시대 사리장엄의 발견으로 사찰의 창건당시 건축구조를 짐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리장엄구의 발견으로 서탑의 건축 추정시기도 앞당겨지게 됐다. 서탑은 지금까지 9~10세기경에 건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00년 전 보수공사에서 “심주(心柱)가 초석에 비껴서 부자연스럽게 서있다. 또 초석의 형태와 크기 등이 10세기경의 초석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서 타이마데라 측은 “절의 전승에 따르면 타이마데라는 현재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축됐다고 한다. 심주에 비껴난 것은 이러한 이축에 따른 것 아니겠는가”며 의견을 전했다.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보존처리를 거쳐 내년 2월 19일부터 약 한 달간 나라박물관에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그 후 나라박물관에 기탁된다. 타이마데라 측은 “사찰의 명확한 창건시기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보물이다. 탑에 다시 봉안하면 몇 백 년을 볼 수 없다”며 기탁 이유를 밝혔다. 대신 동일한 복제품을 제작, 발견된 사리만을 다시 봉안하여 탑에 안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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