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 11월 21일 불교성전 전문연찬회 개최

조계종이 추진하는 첫 표준 불교성전 편찬의 본격화에 맞춰 새 시대 눈높이에 맞춘 성전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은 11월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회의실에서 ‘불교성전 편찬을 위한 전문가 연찬회’를 개최했다.

사상 첫 종단 성전 편찬에
형식·내용 두고 입장 달라
용어 정립·친절한 해설 일치
디지털 성전 등 후속 요청도

현재 국내 불교성전으로 판매되는 도서는 총 13종 16권으로 1972년 동국대 역경원 〈불교성전〉이 가장 공신력 있는 판본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초판 발행 후 40년이 흘러 재번역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태다. 조계종에서 종단 표준 불교성전을 발간하는 것은 처음으로 조계종은 관련예산 1억 8300만원을 배정, 2018년 역점 사업으로 성전 편찬을 진행하고 있다.

정전·요전 등 형식 두고 논쟁

현재 사상 첫 종단본 불교성전 발간에 방향을 두고 입장이 다양한 입장이 나오고 있다. 경전의 내용을 모두 담는 정전 형식과 발췌하여 주제별로 편집이 가해지는 요전 등 형식에 대한 방향 제시다.

이중표 전남대 교수는 “그동안 요전은 종단뿐만 아니라 불교 각계에서 많이 나왔다. 종단본 불교성전이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정전이 되어야 한다. 정전으로 본다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을 짜깁기 하는 형식이 아니라 성전에 실릴 경전을 선발해 총지를 모아야 한다”며 “종단이 선불교를 표방한다면 선어록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회의원 주경 스님도 “불교성전은 불교 최고 법전이다. 불교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을 기본적으로 담아야 한다. 아주 오래 긴 시간, 기독교 성경과 같이 수백·수천년 이상 가야 한다. 부처님 경, 율까지만 오롯이 담는 성전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그 외의 내용은 차후 과제로 삼았으면 한다”며 정전 형식에 손을 들었다.

이에 반해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정운 스님은 요전 형식으로 대중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운 스님은 “성전은 비불자가 봐도 소장하고 싶어야 한다. 초심자는 물론, 불자와 비불자 등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하며 보다 쉽고 편한 문장을 선택해야 하며, 주제별 요전 등 방식이 대중성을 높일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前 동국대 역경위원 이미령 박사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잠언집 형식의 요전과 정전 두 권이 바람직하다”며 “기독교가 〈성경〉 〈성서〉라는 이름을 갖고 있듯이 조계종이 가려 뽑은 정경(正經)을 추리는 작업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시청각 불교성전도 필요

불교성전은 시대에 맞는 포교전법의 근간으로 삼기 위해 발간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트 미디어를 활용한 성전의 필요성도 현장에서 제기됐다.

윤기중 포교사단장은 “신행활동에 있어 성전이 보기 좋은 비치용 경전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책을 오래 읽지 못하는 세대, 모바일 세대에 맞춰 디지털 성전 등도 함께 추진 했으면 한다”고 바램을 피력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현석 스님은 “성전은 우리가 만들 수 없는 경전이 아니라 기존 경전을 편역해 출판하는 것”이라며 “만해 스님의 불교대전 등 이미 주제별 재구성한 것들이 있다. 시대에 맞는 각주나 풀이가 아쉬운 만큼 적절한 해설도 가미해 대중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청에 불교경전과 정보 등을 망라한 M라이브러리 사업을 추진한 포교원에서는 불교성전을 향후 모바일 버전 등으로도 제작할 계획도 밝혔다.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신행을 바르게 이끄는 불교성전이 필요하다”며 “불교성전이 제대로 보급, 활용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성전, 청년층 모바일 성전 등도 필요하다. 성전 편찬 후속 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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