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디지털 아티스트 김계윤 작가

 

불교가 종교적 실천의 당의적 원리로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자비(慈悲)다. 이것은 인간이 인간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 있는 것들에까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매일 108배 기도를 하며 자비실천을 화두로 정진한 한 청년불자가 또래 청년들이 쉽게 사경에 동참할 수 있는 한글사경집을 펴내 눈길을 끈다.

책·리플렛 형식으로 구성
1994년생, 매일 108배
선원 스님들이 도움 줘
“자비·포용 사회 형성 일조”

도서출판 ‘피안가는 길’은 최근 한글 사경집 〈자비경 Metta Sutta〉을 출간했다. 〈자비경〉은 불교 초기경전 중 가장 오래된 경전으로 알려진 숫타니파타에 자경(慈經)이란 이름이 붙은 10개의 시구로 되어있다. 남방불교권에서 대중적으로 수지 독송하는 〈자비경〉이 국내에서 사경집으로 출간되기도 처음이다.

작가는 1994년생인 김계윤 씨〈사진〉로 매일 108배를 하며 〈자비경〉을 설한 부처님을 상상해 이번 책을 디자인했다. 김 작가는 봉암사, 선운사, 비로자나국제선원을 다니면서 스님들의 조언과 응원으로 자비경의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었다.

재가불자들에게 사경은 생활 속에서 수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눈으로 읽고 독송하며 마음으로 새기는 수행은 잡념이 사라진 자리에는 성찰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김 작가는 청년불자들이 쉽게 사경 수행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번 사경집을 구성했다.

사경집은 두 가지 종류로 책 형과 리플렛 형으로 되어 있다. 특히 사경한 경전을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도록 리플릿 형에는 삽화가 담겨져 있다. 리플릿은 작은 병풍형태로 앞면은 보살들과 중생들이 부처님법을 듣는 그림이 그려저 있어서 사경할 때 앞에 펼쳐두고 하면 좋고, 뒷면에는 책형태의 사경집에 10번을 사경한 후 정성스럽게 1번 사경하여 매일 자기만의 경전을 만들어 독송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어릴 때부터 절에 다니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의지하게 됐고 어머니의 영향으로 차를 생활화 하면서 선다일여(禪茶一如)를 꿈꾸기도 했다. 현재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불교 일러스트, 동화 등을 제작해 청년작가로서 부처님 법을 전하는데 원력을 갖고 있다.

김 작가는 사경집 발간을 두고 최근 사회적 화두 중 하나인 포용사회를 강조했다. 김 작가는 “특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화를 뱉어낸다. 자비심으로 포용하는 사회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미움, 성냄, 어리석음을 포용하고 나도 포용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원력은 6개월 동안 108배를 꾸준히 한 것”이라며 “매일 기도가 끝나갈 때면 눈을 감고 어두운 시야 속에서 확연하게 떠올린 한 부분의 완성된 그림을 그려나갔다. 또 스님들의 조언과 응원으로 마침내 자비경의 이미지를 완성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수행하면서 자비심을 좀 더 갖기를 바라며 이번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성냄에서 벗어나 자비심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졌으면 합니다.”

이번 사경집 발간에 대해 비로자나국제선원 측은 “김 작가와 함께 청년수행 진작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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