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자(衲子)의 본분(本分)은 모름지기 화두공안(話頭公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기와집 판도방에서 결가부좌로 용맹 정진하는 것은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고자 함이니, 바깥 경계에는 잠시 눈을 감고 내관(內觀)에 집중하여 석 달 후에는 출격장부(出格丈夫)의 모습으로 대면할 것을 바라노라!

오늘 삼동결제법어는 저 고려시대 태고(太古) 스님의 법문 중에서 왕궁(王宮)에 가서 하신 설법을 소개하겠습니다.

“3세의 부처님들도 이러했고 역대의 조사스님들도 이러했으니 만일 본국(고려) 대왕의 청이 아니었더라면 나는(태고) 이렇게 설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왕 대신들이 여기서 이렇게 믿는다면 그 부처님 네의 보호를 받고 모든 하늘이 복을 내릴 것이다. 국왕은 수명이 길어지고 문무 신하들은 왕의 교화를 도우며, 어진 신하와 재상들은 수명과 녹(祿)이 더욱 늘어나 그 덕화가 백성들에게 미쳐 집집마다 표창을 받을 것이다. 백 천의 요괴들은 그 자취가 사라지고, 간사한 혼과 원한을 품은 도적은 그림자와 얼굴을 감추어 천지는 다시 변하고 일월은 더욱 맑으며, 산하는 더욱 튼튼하고 사직은 거듭 흥왕할 것이다. 그리하여 때를 맞추어 비가 내리고 때를 맞추어 볕이 나 온갖 곡식은 잘 영글고 백성들은 즐거워하며, 상서로운 기린과 고운 빛깔을 가진 봉황은 상서의 징조를 다투어 나타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조의 성현들이 말씀하신 그 말과 같이 부처님을 믿고 하늘의 이치에 순종하여 저절로 큰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다.”<太古錄>

태고종조(太古宗祖)님의 금구성언(金口聖言)의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21세기 대한민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1만 태고종도와 4천 사암에서 전법 포교하는 주지 교임 전법사는 항상 국가발전과 국민들의 번영을 위하여 기원하는 염불소리 그치지 않도록 하고,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 칠전선원에서 사생결단 정진하는 본분납자들의 외호에 힘써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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