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결재]? 재가자 수행처 어디에?

조계사 선림원에서 재가자 안거에 들어간 불자들의 모습. 숙식 외에도 현대인들에게 맞는 야간 정진, 주말 정진 등이 눈길을 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불자들은 안거철이 왔음을 직감한다. 새롭게 선풍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누구나 실참할 수 있는 새로운 수행현장이 열린다. 

3000여 재가자 30여 곳서 정진
주말·야간 등 형태 다양해
선어록 강좌 비롯 공부도 인기

한국불교계는 선풍진작이란 화두를 안고 있다. 그 화두를 타파하기 위해 올해도 선 관련 법석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조계종은 간화선 수행의 초심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도 참선입문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상태다. 재가자들의 간화선 수행을 구체적으로 돕기 위한 교재까지 준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가자들의 수행에 대한 의욕도 나날이 커가고 있다. 특히 동안거에는 3000여 재가자들이 전국 30여 시민선원에서 수행을 하고, 직장인, 주부 등 재가선객들도 시민선방을 찾고 있다. 

 

재가자 참선 붐 시작
매년 여름과 겨울, 3000여 스님이 안거수행에 들어가는 결제를 본받아 재가자들의 참선 수행열기도 고조된다. 안거 때면 3000여 재가자들이 일제히 선방에 방부를 들인다. 매주 또는 매달 정기 철야참선을 하는 재가불자들도 늘어나 스님 못지않은 용맹정진이 일상화되고 있는 추세다. 
전국의 시민선원은 재가자 안거수행을 하고 있는 30여 곳을 포함한 50여 곳. 매달 또는 매주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불자들은 1000여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사찰을 비롯해 재가자 수행모임도 생겨나고 있다. 이제 참선은 대중들의 수행 방편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다.
특히 조계종부산연합회는 11월 24일 재가 동안거 입재식을 대대적으로 열고 일괄 안거에 들어간다. 홍법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찰들이 재가자 안거를 지원한다.

재단법인 한마음선원의 본원, 지원도 11월 22일 3개월간 재가자 안거에 들어간다. 현대인들의 생활에 맞춰 오전과 오후 약 1~2시간씩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선어록·수행모임도 증가
선어록은 선사들의 수행과정과 깨달음의 경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수단이다. 선수행에 앞서 선어록을 공부하는 것 또한 수행에 크게 도움이 되기에 이를 공부하는 모임도 늘고 있다.
선어록을 강의하는 선원이나 수행단체는 안국선원, 금강선원, 공생선원 등이다. 불교인재원, 금강선원 등에서는 교학적인 차원에서 강의가 진행 중이다.
남양주 봉선사의 경우에는 선우회 등에서 산철에는 매주 수요일 선어록 강좌 등으로 공부를, 결재기간에는 스님들처럼 안거 정진에 들어간다. 
서울 조계사의 경우 참선입문과정을 동안거에 앞둔 20일 개강한다. 선림원장 남전 스님이 지도해 선어록을 비록해 다양한 강의와 문답, 주말 철야 수련회도 함께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깨닫는 일이야 대중들이 주체적으로 해야 하지만, 그것을 유발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선어록 공부는 이제 참선 수행자들의 인기 있는 공부 방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인 주말 참선자리도
이와 함께 최근에는 직장인들을 위한 수행처가 인기다. 주중에는 생업 현장에서 일하다, 퇴근 후 혹은 주말에 수행에 참여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바쁜 일과 속에 마음챙김을 하지 못하다가도, 잠시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어 인기다. 
철야 참선 등을 통해 1주일간 못한 선정 삼매에 빠지면 다시 다가오는 한주가 가뿐해진다. 서울 화계사, 보림선원, 수선회를 비롯해 대구 동화사 시민선원, 부산 해운정사, 대전 학림사 오등선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동화사 선우회와 같이 직장인들이 매주 일요일 108배를 기반으로 참선 정진을 함께 하는 모임도 활성화 되고 있다.
올 겨울, 춥다고 방구석에만 있지말고, 가까운 선원, 혹은 다른 수행자들과 참선삼매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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