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키워야 하나 없애야 하나/박찬욱 등 집필/운주사 펴냄/2만 2천원

생각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역할을 할까? 우리에게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가, 적게 하는 것이 좋은가?

생각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인간은 매순간 생각 하고 그에 따라 행동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초기불교와 선불교, 서양철학, 자연과학, 심리학서 바라본 ‘생각의 본질, 특징, 구조 등에 대한 종합적 성찰’이다.

생각은 우리 삶의 중요한 과정이고 내용
생각의 본질, 특징, 구조 등 종합적 성찰


생각은 우리 삶의 중요한 과정이고 내용이다. 하지만,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생각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우리는 생각을 다루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서 활용하고 있는가? 생각과 바람직하게 관계하는 방식을 터득해 적용하며 살고 있을까?

우리는 좀 더 많은 생각을 일으키길 권하기도 하고, 오히려 너무 많은 생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도 한다. 이것은 생각이란 것이 여러 측면과 층위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를 갖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 키울 것인가, 없앨 것인가’를 밝히자면 우선 생각이 무엇인지, 그리고 생각이란 것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생각이 느낌과 본능, 의지와 욕망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생각의 구조와 층위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불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생각’에 대해 입체적으로 연구하고 성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모두 5장으로 구성돼 생각의 문제를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초기불교에서 생각의 문제를 다루는 이필원은 〈생각의 이중성, 수행을 통한 통합이 가능한가?〉에서 우선 초기경전 니까야서 ‘생각’이 얼마나 다양한 개념으로 논의되는지를 ‘생각’에 해당하는 여러 용어의 용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중에서 특히 상(想)과 사(思), 사유와 기억(anussati)을 불교 수행론의 문맥서 상세히 해명한다. 그는 초기불교에서는 생각이 여실지견을 가로막기에 생각을 제어 및 지멸의 대상으로 간주했으며, 무아(無我)에 입각해서 ‘내가 생각한다’는 망상을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고 논한다.

선불교에서의 생각의 문제를 논하는 오용석은 〈‘병 속의 새’는 어떻게 자유를 꿈꾸는가?〉에서 생각은 일종의 망상이며, 새를 가둔 병 또한 생각이 빚어낸 망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마음도 세계도, 새도 병도 모두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그려낸 망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새는 이미 자유롭다. 그러므로 생각은 버리거나 키우거나 하기 전에 그 자체가 이미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한다.

서양철학 분야에서의 생각의 문제를 다루는 박찬국은 〈어떻게 생각의 주인이 될 것인가?〉에서 서양철학자들은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규정하고, 이성을 ‘생각하는 능력’으로 간주했으며, 따라서 스스로 생각의 주인으로서 매 순간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판단하는 것을 중요시 여겨 왔다고 말한다. 특히 이성의 바른 성찰을 위해 그것을 가로막는 이기적 욕망이나 그릇된 시대적·사회적 통념의 극복을 중요시해 왔다는 것을 논한다.

이처럼 이 책에 실린 각 주제와 내용들은 생각에 관한 동서양의 다양한 학문적 연구 성과들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각의 의미와 생각의 범위, 생각의 힘과 그 한계를 논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이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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