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원각경(圓覺經) 4

〈원각경〉에서는 열두 보살이 부처님과 문답(問答)을 통해 원각수행의 방편 점차(方便漸次)를 밝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성 또한 서품장(序品章)과 열두 보살장(章)을 합해 총 13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원각경의 큰 줄거리를 보면 먼저 경(經)이 설해진 계기를 밝힌 서품장에 이어 문수사리보살장은 신해문(信解門)에 의거 ‘대(大)’를 밝힌 것이고, 보현보살장으로부터 정제업장보살장까지 8장은 자리문(自利門)에 의거 ‘방(方)’을 밝힌 것이며, 보각보살장은 이타문(利他門)에 의거 ‘광(廣)’을 밝힌 것이고, 원각보살장은 증화구경문(證化究竟)에 의거 ‘원(圓)’을 밝힌 것이며, 이들 모두는 또한 ‘각(覺)’을 밝힌 것이어서 경의 내용이 이름에 그대로 요약돼 있다.

보현보살장과 보안보살장은 상근기, 금강장보살장과 정제업장보살장까지의 6장은 중근기 보각보살장과 원각보살장은 하근기를 위한 내용으로 각각 상세한 수행법을 알리고 있다. 마지막장인 현선수보살장은 유통분(流通分)에 해당한다.

처음으로 나오는 문수보살은 보살 가운데 으뜸으로서 특히 지혜가 제일 뛰어나며 부처님의 뜻을 잘 헤아려 중생에 필요하고 유익한 법문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

보살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범주로 분류로 초기불교에서는 부처님이 성불하기 전 수행자 신분을 나타낸다. 대승불교에서는 성불하고자 더불어 수행하는 수많은 대중이 모두 보살이기에 이들 중에 이미 성불한 경지에서 중생으로 화현해 대중교화를 하는 이들이 있다. 문수보살도 이중 하나다.

문수보살은 스스로의 법력과 원력에 의해 중생세계에 자유자재로 출현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경을 설하는 회상의 십만여 대중이 모두 보살들이라고 한다. 이는 문수보살이 후세 대중을 위해 부처님과 함께 펼친 아름다운 진리의 향연임을 뜻하는 것이다.

대승불교에서 부처님은 사바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이 땅에 출생해 중생들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주신 것으로 본다. 화신(化身)이자 죽음과 오고 감이 없는 법신(法身), 보신(報身)으로서 삼신불(三身佛)로 부처님의 다양한 모습을 설명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역사적 출현은 본래 성불한 부처님이 중생 근기에 맞게 보여준 교화방편인 것이다. 원각에서의 부처님은 이러한 초월한 모습이 잘 나타난다.

<원각경>에서 첫 번째 질문은 부처님이 성불하기 전 수행하셨던 올바른 방법과, 이어서 대승을 구하는 이들이 사견에 끌리지 않도록 하는 법이다.

이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은 친절하고 간결하다. 위없는 진리의 왕이신 부처님은 ‘원각’이라고 이름붙인 큰 법문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서 모든 진리(진여)와 깨달음(보리), 평화(열반)와 완성(바라밀)의 법을 내어 보살을 가르치신다.

모든 부처님은 처음 수행하려 할 때, 원만하고 청정한 깨침의 모습을 의지하여 영원히 무명(無明) 곧 무지(無知)를 타파하고 성불하신다고 한다.

원만하고 청정한 깨침의 모습은 허공과 같은 모습이다. 곧 ‘원각’이 부처님 수행의 처음과 끝인 것이다.

무명을 타파하여 원각을 이루고 보면, 생사윤회조차 허공의 꽃과 같았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들은 이러한 무명의 본질과 속성을 바로 보아 청정한 마음을 내고, 말세의 중생들도 그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면 어리석은 사견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정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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