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도와의 약속 소중히, 희망의 미래불교를”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11월 13일 취임법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사진은 원행 스님과 사부대중이 삼귀의를 올리는 모습.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공식 취임했다. 앞서 소통을 바탕으로 한 종단 화합과 불교 대사회 역할 등에 방점을 찍은 원행 스님의 취임식에는 승가원 장애아동과 나눔의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까지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서 원행 스님은 종도와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희망의 미래불교를 열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조계사서 5000여 대중 운집
불교·정관계·시민사회계 등
한국불교 혁신 기대 나타내

장애아동·위안부 피해 할머니
취임법회에 함께해 의미 더해
원행 스님, 대사회 역할 다짐

조계종은 1113일 총본산 서울 조계사 대웅전 특설무대에서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취임법회5000여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했다. 원행 스님 취임법회에는 종정 진제 스님을 비롯해 원로의원,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등 종단 중진 스님들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주호영 국회정각회장, 각급 신도·포교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타종단을 대표한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과 타종교를 대표한 김희중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 등도 함께했다.

이날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를 통해 조계종 종지인 직지인심 견성성불의 확립을 강조하면서 사부대중이 소통으로 서로를 인정하는 공동체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화합은 상생하는 연기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화합은 아상을 버리고 하심을 취하고, 서로가 낮춤으로써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수행자들은 용맹정진으로 수행의 등불을 높이 올리고, 중생들의 삶을 위무해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취임법회에서 종정 진제 스님이 법어를 내리고 있다.

이에 원행 스님은 앞서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밝힌 공약사항에 대한 실천을 다짐하면서 한국불교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원행 스님은 36대 총무원장 소임을 맡은 저는 종도와 국민여러분들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그렇지만 한국불교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으로 이 자리에 섰다지금 이 순간부터 승가는 승가답게, 불자는 불자답게, 사부대중 모두가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함께 탁마함으로써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총무원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스님은 자신의 공약사항 외에 정부와 협력해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추진하고, 북한사찰의 폐사지 복원과 사찰림 녹화사업을 검토할 것을 밝혔다. 이와 함께 문화재구역입장료를 비롯해 자연공원법 전부개정안 입법예고 등 조계종과 얽힌 사회현안 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나눔의집 이옥선 할머니가 원행 스님 취임을 축하하며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나눔의집에 방문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원행 스님은 이옥선 할머니가 축사를 하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를 애틋하게 바라봤다.

각계각층이 전한 취임 축하

원행 스님의 취임을 축하한 화환 증정에서는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 성우 스님과 김의정 조계사 신도회장, 양희동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자리서 원행 스님은 오랫동안 인연을 다져온 승가원과 나눔의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화환을 받기 위해 무대 아래로 내려가 눈길을 끌었다. 승가원에서는 김수민 어린이, 나눔의집에서는 강일출 할머가 원행 스님에게 화환을 전달했다.

원로의장 세민 스님은 격려사에서 총무원장스님이 제시한 희망의 원력과 발전적인 종책들이 완수된다면 1700년 불교 위상을 회복하고, 종단발전과 국태민안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늘 신뢰와 행복과 평안을 주는 대한불교조계종이 되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국하면서도 원행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도종환 문체부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원행 스님은 늘 스스로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교육, 환경, 복지 및 구호활동 등 우리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해왔다. 지금까지 쌓아 오신 지혜와 경륜으로 조계종단과 한국불교에 새로운 원력 세우고, 나아가 한국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는 화합의 중심 되어주시리라 믿는다대자대비부처님이 일깨워주신 무소유의 가르침으로 우리가 가진 욕심과 아집을 내려놓을 때 온 국민이 함께 잘사는 번영의 열매를 맺고, 남북 온 겨레가 평화의 바다에서 만날 것이라 믿는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김의정 조계사 신도회장이 원행 스님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모습.

이외에도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김희중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주호영 국회정각회장이 원행 스님의 취임을 축하했다. 특히 나눔의집을 대표해서 이옥선 할머니는 “20년 넘게 나눔의집 할머니들을 도와주신 원행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바쁘더라도 나눔의집에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해 감동을 남겼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된 가운데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의 축전도 이어졌다. 강 위원장은 조계종 측에 보낸 축전에서 우리 삼천리강토에 민족적 화해와 단합,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인 시기에 원행 스님의 취임으로 서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북남공동선언 지지·이행에 매진해 보다 알찬 열매를 거둬 전체 불교도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사부대중은 사회의 어두운 곳 어디라도 친절하게 다가가 함께 손잡고 웃을 수 있길 발원한다. 저마다의 부지런함과 헌신이 고행의 시간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에 다다르는 가장 바른 길임을 증명하겠다고 발원했다.

취임법회에는 각 정당 대표들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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